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배틀패스’ 속속 도입…고심 깊어지는 게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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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9.25 06:00
세계적으로 게임 내 랜덤박스 및 확률형 아이템의 규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주요 게임사가 배틀패스 도입 등 비즈니스 모델(BM)에 변화를 주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사는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확률형 아이템 등 비교적 높은 수익을 거두는 BM에만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 게임사가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앞두고 향후 어떤 BM을 내세울지 관심이 쏠린다.

오버워치2, 배틀패스 도입…닌텐도는 랜덤박스 삭제

2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블리자드), 닌텐도 등 글로벌 게임사가 배틀패스 중심의 새로운 BM 운영 계획을 내놓고 있다. 배틀패스는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특정 임무를 완수하는 경우 지급하는 보상 콘텐츠다. 이용자가 과금하지 않고도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만으로 보상 및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유료 배틀패스를 구매하면 동일한 임무를 완수할 때 받을 수 있는 보상이 더욱 늘어난다.

블리자드는 10월 출시되는 ‘오버워치2’에 배틀패스를 도입키로 했다. 기존에 오버워치에서 운영하던 랜덤박스에 이용자 반발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시즌제 모델도 도입키로 했다. 오버워치2는 9주마다 신규 영웅, 전장, 게임 모드, 프리미엄 꾸미기 아이템 등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도입한다.

닌텐도는 이달 초 ‘마리오 카트 투어’ 게임에서 획득할 수 있던 랜덤박스를 삭제했다. 대신 스포트라이트샵을 오픈하고 게임 내에서 획득한 재화를 다른 아이템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유럽 당국 규제 움직임 활발

블리자드와 닌텐도 등 게임사는 국내 확률형 아이템과 같이 무거운 BM을 운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BM을 개편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랜덤박스, 가챠(뽑기) 등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목소리와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글로벌 게임사가 배틀패스와 같은 BM을 도입해 각 국의 랜덤박스 등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스페인은 최근 게임 내에서 획득할 수 있는 랜덤박스 등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규제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스페인 소비부 등 관련 당국은 게임 내 랜덤박스 판매를 제재하는 도박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국가에서는 스페인과 같이 강도높은 규제를 내놓고 있지는 않다. 다만 랜덤박스 등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견제는 이어진다. 영국은 게임사가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자율 규제를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에서도 랜덤박스를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블리자드가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디아블로 이모탈’을 출시하지 못한 배경이다. 이 외에도 캐나다, 미국 등에서도 규제 움직임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MMORPG, RPG 글로벌 서비스…수익 확대 기대하기 어려울 듯

국내 게임사는 각 국의 규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각 국이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강화하면 국내 게임사들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 수익에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당장 랜덤박스와 같은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면 적용할 수 있는 BM은 배틀패스에 불과하다. 이 경우 월 단위 및 시즌 단위로 출시돼 이용자 결제 금액은 크지 않다.

이에 업계는 MMORPG, 역할수행게임(RPG)을 중심으로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게임사 고심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확률형 아이템의 영향이 크지 않은 1인칭 슈팅(FPS) 게임 등과 달리 MMORPG, RPG 대부분이 확률형 아이템 중심으로 BM이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및 서비스하는 MMORPG, RPG는 배틀패스만으로는 원활한 게임 진행과 성장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는데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게임 진행과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BM이 긴밀히 연결돼 있어 이를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유럽, 북미 등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MMORPG, RPG를 서비스하는 경우 수익 확대를 목표로 했던 게임사의 경우 기대 만큼의 수익을 거두기 어렵거나 원활한 서비스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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