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범을 잡아라!"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에 마련된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부스에서는 동네 오락실에서나 볼 법한 총쏘기 게임이 한창이었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다른 부스를 넘어설 정도였다.

피융~ 피융~ 소리에 목표물이 나가 떨어지자, 과장님 정도는 돼 보일법한 연배의 남성이 애들처럼 기뻐하며 환호한다. 점수에 따라 무선 이어폰, 마이크 등 경품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부스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거래가 대중화된만큼 그에 걸맞는 투자자 보호 활동을 게임으로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보이스피싱범을 잡아라!’ 게임에 참가하고 있다. / 박소영 기자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보이스피싱범을 잡아라!’ 게임에 참가하고 있다. / 박소영 기자
NFT와 코인 증정에 채용진행까지 관람객 사로잡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부산에서 개최한 글로벌 블록체인 컨퍼런스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가 한창인 23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는 배편 결항으로 한산했지만 행사장으로 쓰인 5층 이벤트홀만은 관람객의 열기로 뜨거웠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년만에 오프라인에서 다시 열린 만큼, 업계 관계자, 개발자, 일반인 등의 관심이 컸다. 두나무는 총 관람객 수를 약 3000명으로 집계했다. 참가한 기업과 단체는 총 29곳으로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사이펄리, 마브렉스, 람다256 등이다.

행사 부스는 연설장을 중심으로 복도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 관람객은 부스를 구경하거나, 도슨트(박물관·미술관의 전문 해설사)의 안내를 듣듯, 자사의 비즈니스를 설명하는 직원의 말을 경청했다.

궁금한 점을 두고 부스 직원과 설전을 벌이는 장면도 흔했다. 앞 사람의 토론이 길어지자 다른 부스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생겨났다.

핑거랩스 부스에서 QR코드를 스캔하고 NFT를 증정 받는 모습.
핑거랩스 부스에서 QR코드를 스캔하고 NFT를 증정 받는 모습.
"큐알(QR)코드 스캔만하시면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드립니다."

공짜 NFT를 준다는 소식에 눈이 번쩍 뜨인건 다들 마찬가지였나 보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FSN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핑거랩스 부스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다운로드 방법은 쉬웠다. QR코드만 스캔하면 됐기 때문. 앱 설치도 QR코드 스캔과 동시에 이뤄졌다. 가상자산 지갑을 따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클레이튼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클레이튼 기반 페이버렛 계정을 만들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페이버렛은 지난 5월 출시된 국내 첫 NFT 전용 지갑이다.

계정을 생성하고 앱을 뜯어 보자 ‘은행 앱’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은행 앱에서 자산 보유량을 볼 수 있듯, 보유한 클레이튼 코인, 페이버 코인, NFT 보유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QR코드를 스캔해 NFT를 받고, 한 번 더 QR코드를 스캔해 NFT를 소유했다는 사실을 인증해 30페이버(Favor) 코인을 추가로 받았다. 다만 아직은 이 NFT를 활용할 방안이 없다는 게 단점. 이에 핑거랩스 관계자는 "오늘 받은 NFT는 박스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데, 향후 선물 상자 열듯 열수도 있다"며 "비슷한 이벤트를 이전에도 열어 관심이 뜨거웠다"고 답했다.

피르마체인 부스에서 도뉴 캐릭터 NFT와 함께 이벤트 토큰을 획득한 모습. / 박소영 기자
피르마체인 부스에서 도뉴 캐릭터 NFT와 함께 이벤트 토큰을 획득한 모습. / 박소영 기자
핑거랩스 부스와 함께 관람객이 제일 북적였던 피르마체인 부스. 블록체인 연계 플랫폼 피르마체인은 자체 메인넷 콜로세움(Colosseum)을 통해 UDC 행사용 이벤트 토큰을 획득, 이를 피르마체인의 토큰으로 전환하는 피르마 스테이션(Firma Station) 활용법 안내 행사를 진행했다.

피르마 스테이션 앱을 열자 영어가 발목을 잡는다. 다행히 직원이 옆에서 안내를 도왔다. 사실 직원의 안내 없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계정 생성은 쉽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설정하자 보안을 위해 은행의 핀(PIN)번호 카드와 유사한 영어 단어 카드가 앱 화면에 나타났다.

"이 화면을 캡쳐해야 다음 단계를 진행하기 편리합니다." 캡쳐한 화면과 다음 단계 화면을 들락날락하며 특정 번호에 있었던 단어가 무엇인지 비교해 알맞은 단어를 찾아 클릭했다. 정신 없던 보안 인증이 끝나고, 지문을 등록해 본인인증을 하도록 했다.

드디어 캐릭터 NFT 획득이 남았다. 3개의 캐릭터 중 어떤 것을 고를지 1분이나 고민할 정도로 신중한 선택을 내리는 참여자도 눈에 띄었다. 이 캐릭터 NFT는 협력사 도뉴(Donue)가 제작했다.

캐릭터 NFT 획득 과정 역시 QR코드 스캔 방식이라 어렵지 않다. 계정이 생성된 앱 상단의 QR코드 인식 버튼을 클릭해 태블릿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3개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원하는 캐릭터를 고르니 바로 피르마 스테이션 앱 안에서 증정 받은 NFT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자기기, 코인, NFT를 제공해 북적이던 부스들과 달리, 채용공고를 내걸어 지원자가 몰리느라 북적이던 부스도 있었다.

이곳에서 전직군 채용공고를 내걸고 부스를 운영하던 크립토퀀트의 정호찬 팀장은 "우리는 블록체인 상에서 발생한 거래 데이터를 가공해 가상자산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라며 "현재는 총 30여 명이 일하고 있는데 내년 1분기까지 100명 규모로 인원을 확장시키기 위해 이곳에서 전직군 채용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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