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레그테크(Reg-tech) 도입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레그테크는 횡령 등 금융사고를 예방할 신기술로 꼽힌다. 감사나 준법감시 체계를 레그테크로 자동화하거나 예측해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면 이상거래를 자동으로 걸러내 빠른 속도로 내부거래를 검토할수 있다.

28일 김용태(사진) 금융감독원 디지털금융혁신국장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2’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의 금융과 소비자보호' 세미나에 참석, "소비자 보호를 위한 불완전 판매를 잡거나, 사기행각을 잡아내는 레그테크를 연구하고 있으나, 속도가 상당히 느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용태 국장은 "현장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라 이를 발전시키고, 다량의 데이터를 쌓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상반기 우리은행 700억원 등 은행권 횡령사고가 다수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금감원은 지난 8월 레그테크는 물론, 섭테크(Supervision+Tech) 관련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세미나에 함께 참석한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데이터 관련 내부통제 장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레그테크나 섭테크 같은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교수는 또 "초기 단계에서 소비자 피해 사실이 감지되게 업계간 파트너십이나 협력 관계의 구축이 중요하다"며 "금융회사, 감독기관, 핀테크사 등이 협력 채널을 만들고 소비자 피해가 감지되는 즉시, 정보를 중앙에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성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은 역시 핀테크와 금융사간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안수현 교수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때 "정보의 비대칭과 같은 기존 금융시장이 지닌 구조적 문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나, 디지털화로 발생하는 관련 문제를 핀테크가 풀어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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