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디스플레이도 접는 시대를 알리는 제품이 나왔다. 27일 에이수스(ASUS)가 선보인 ‘젠북 17 폴드 OLED’다. 이 제품은 17.3인치 노트북으로는 최초로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폴더블 방식을 채택했다. 갤럭시 폴드 스마트폰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인텔-에이수스 공동 엔지니어링을 통해 개발된 폴더블 노트북 ‘젠북 17 폴드 OLED’ / 인텔
인텔-에이수스 공동 엔지니어링을 통해 개발된 폴더블 노트북 ‘젠북 17 폴드 OLED’ / 인텔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접힐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능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CPU, 메모리, SSD 등의 부품 및 카메라, 마이크와 같은 여러 구성 요소들의 배치에도 기술을 필요로 한다.

특히 발열 관리와 배터리 성능 최적화 등은 노트북 성능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결국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텔-에이수스 공동 엔지니어링의 시작

2020년 초 에이수스는 인텔 엔지니어링 담당자에게 한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에이수스에도 인텔과 비슷한 테스트랩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제안이었다. 이는 인텔의 계획과도 일치했다. 인텔 CCE(클라이언트 고객 엔지니어링) 팀은 파트너 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인텔의 테스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후 반 년 동안 인텔은 자사의 테스트랩과 유사한 형태의 테스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10세대 인텔 코어 CPU 기반의 노트북이 이 테스트랩을 거친 첫 번째 제품이 됐다. 이후 에이수스 젠북 플립을 포함해 젠북 14 울트라라이트, 젠북 듀오, 비보북S 14, 엑스퍼트북 B9 등 11세대 인텔 코어 CPU 기반 노트북이 뒤를 이었다.

이번 젠북 17 폴드 OLED는 인텔-에이수스 공동 엔지니어링 기반의 테스트랩이 상당한 경험 데이터와 검증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얻어진 결과물이다.

폴더블 폼팩터 위해 새로운 설계 기술 구축

이번 제품의 핵심은 접히는 디스플레이다. 에이수스는 디스플레이 공급업체인 BOE와 공동으로 폴더블용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왔고 이번 젠북 17 폴드 OLED에 적용했다.

적용 과정에서 인텔-에이수스 개발진은 터치 레이어, OLED, 서포트 레이어 등 각 디스플레이 레이어에 대해 서로 다른 두께를 적용하도록 시도했다. 최종적으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스프링 백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얇은 디스플레이를 선택했다.

‘젠북 17 폴드 OLED’ 개발 중 이미지 / 에이수스
‘젠북 17 폴드 OLED’ 개발 중 이미지 / 에이수스
젠북 17-폴드 OLED는 생산 단계에서 3만 회 이상 접었다 펴는 내구성 테스트를 거쳤다. 이를 통해 노트북의 힌지와 디스플레이가 견고하며 안심하고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인텔-에이수스 개발진은 리소스 및 워크로드를 최대한 절약하면서 설계 및 성능을 할 수 있는 통합 프로세스를 거쳤다. 또한 실리콘, 드라이버, 펌웨어가 최대 전력과 최고의 성능을 위해 최적화되도록 설계 및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에 뒀다.

이번 노트북 설계는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다. 접히는 노트북은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이기 때문에 다양한 모드와 부품 배열 등에 맞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는 없었다. 인텔은 이번 제품에 맞는 미들웨어를 개발함으로써, 폴더블 노트북을 위한 미들웨어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미들웨어는 사용 모드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된다. 이 솔루션은 화면을 가로질러 창을 이동하면서 각 모드를 최적화 할 수 있게 한다.

배터리 부분도 해결 과제 중 하나였다. 노트북에서는 배터리 용량이 중요하다. 하지만 폴더블 노트북의 경우 배터리 용량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 구조적 한계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인텔은 다양한 모드에서의 사용 시간 비율을 연구했고, 그 결과로 높은 성능과 낮은 온도를 유지하면서 열을 방출하는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에이수스 폴더블 노트북 ‘젠북 17 폴드 OLED’ / 에이수스
에이수스 폴더블 노트북 ‘젠북 17 폴드 OLED’ / 에이수스
젠북 17 폴드 OLED에 대하여

젠북 17-폴드 OLED는 폴더블 힌지와 17인치의 고성능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17인치의 OLED 터치스크린 해상도는 2560 x 1920이며, 응답 속도는 0.2밀리세컨드(ms)이다.

CPU는 최대 12세대 인텔 코어 i7-1250 프로세서와 최대 16기가바이트(GB) 온보드 메모리 및 1테라바이트(TB) PCIe 4.0 NVMe M.2 SSD가 장착돼 빠른 작업 처리 속도를 제공한다.

무게는 약 1.5kg이며, 접었을 때 12인치의 컴팩트한 사이즈로 휴대가 편리하다. 2개의 썬더볼트4 USB-C 포트와 휴대용 배터리 등 다양한 USB-C 충전기와 호환되는 기능을 지원한다.

편의 기능으로는 3D 노이즈 저감 기술, 인공지능(AI) 웹캠 효과 기술이 적용된 5메가픽셀 AI 카메라를 탑재했다. 하만 카돈 인증을 받은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 시스템도 적용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