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AMD의 차세대 프로세서 경쟁이 시작됐다.

AMD가 5세대 CPU ‘라이젠 7000 시리즈’를 공식 유통한다고 발표데 이어 인텔이 13세대 인텔 코어 CPU를 29일 공개했다.

AMD가 라이젠 7000 시리즈를 판매하기 시작한 다음날 인텔은 13세대 인텔 코어 CPU를 공개했다. / 인텔, AMD
AMD가 라이젠 7000 시리즈를 판매하기 시작한 다음날 인텔은 13세대 인텔 코어 CPU를 공개했다. / 인텔, AMD
이번엔 인텔이 우세?

이번 경쟁에 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텔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인텔이 발표한 CPU의 가격이 한달 전 발표한 AMD의 라이젠 7000 시리즈보다 낮게 공개됐다.

성능 측면에서도 AMD가 이렇다할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평가다. AMD의 라이젠 7000 시리즈는 사양 등급에 따라 7600X, 7700X, 7800X, 7900X, 7950X로 구분된다. 최상위 제품은 7950X다. 인텔 CPU 역시 i3, i5, i7, i9으로 나눠진다. 최상위 제품은 i9-13900다. 28일 공개한 제품은 오버클럭이 가능한 K모델로 정확한 제품명은 ‘i9-13900K’다.

인텔이 공개한 전체 CPU는 각 제품군(i5, I7, I9)에서 오버클럭이 가능한 K모델, 오버클럭이 가능하면서 내장그래픽이 탑재되지 않은 KF모델 두 가지 버전으로 총 6종이다.

최상위 제품을 우선 비교해보면 AMD의 라이젠 7950X는 699달러다. 반면 인텔 i9-13900K는 589달러로 110달러 차이가 난다. 그보다 낮은 사양의 가격을 보면 AMD ‘라이젠9 7900X’가 549달러, 인텔 ‘i7-13700K’는 409달러로 140달러 차이가 난다.

이 차이를 성능 부분에서 만회하면 어느정도 경쟁력이 될 수 있지만 스펙상으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라이젠 7950x는 16코어 32스레드에 기본 클럭 4.5GHz, 최대 클럭 5.7GHz이다. 인텔 i9-13900K는 24코어 32스레드에 기본 클럭 3.0GHz, 최대 클럭 5.8GHz이다. 인텔 CPU는 전세대 대비 8코어가 늘었다.

DDR4 지원 여부도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라이젠 7000 시리즈’의 경우 DDR5만 지원하기 때문에 DDR4 지원 메인보드 사용자가 이번 CPU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메인보드를 교체해야 한다. 반면 인텔 13세대 CPU는 DDR4와 DDR5 모두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사용자도 이번 CPU를 사용할 수 있다.

​​▲9월 27일(현지시각) ‘인텔 이노베이션 2022’ 키노트에서 펫 겔싱어 인텔 CEO가 13세대 인텔 코어 CPU를 발표하고 있다. / 인텔

​​▲5월 23일 ‘컴퓨텍스 2022’ 기조연설에서 AMD CEO 리사 수 박사가 ‘라이젠 7000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 AMD
인텔과 AMD CPU 사양 및 가격

- AMD
라이젠9 7950X / 16코어 32스레드 / 기본 4.5GHz, 최대 5.7GHz / TDP 170W / 699달러
라이젠9 7900X / 12코어 24스레드 / 기본 4.7GHz, 최대 5.6GHz / TDP 170W / 549달러
라이젠7 7700X / 8코어 16스레드 / 기본 4.5GHz, 최대 5.4GHz / TDP 105W / 399달러
라이젠5 7600X / 6코어 12스레드 / 기본 4.7GHz, 최대 5.3GHz / TDP 105W / 299달러

- 인텔
13세대 i9-13900K / 24(8+16)코어 32스레드 / 기본 3.0GHz, 최대 5.8GHz / PL1 125W / 589달러(KF 564달러)
13세대 i7-13700K / 16(8+8)코어 24스레드 / 기본 3.4GHz, 최대 5.3GHz / PL1 125W / 409달러(KF 384달러)
13세대 i5-13600K / 14(6+8)코어 20스레드 / 기본 3.5GHz, 최대 5.1GHz / PL1 125W / 319달러(KF 294달러)

뚜껑은 열어봐야

AMD CPU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부분은 분명 판매율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출시가격과 다르다.

한 PC유통업체 관계자는 "시장 가격은 부가세 적용, 환율 적용, 유통사의 마진 정도 등의 여러 요인이 포함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판매돼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코어 수 부분이다. 인텔의 코어 수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인텔은 빅리틀 구조를 채택해서 고성능의 P코어(Performance Core)와 E코어(Efficent Core)가 합쳐진 수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AMD의 코어는 모두 고성능 코어를 적용하고 있다.

최상위 제품을 비교해 보면 인텔 i9-13900K의 코어 수는 24개다. 이 중 P코어는 8개, E코어는 16개다. AMD 라이젠9 7950X의 경우 16코어 모두 고성능 코어다.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AMD는 공식 벤치마크 성능을 공개한 반면 인텔은 자사의 홍보용 성능 공개 외에는 공식 벤치마크 자료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벤치마크 점수가 나온 후 제대로 된 성능 비교를 할 수 있다. 특히 CPU의 경우 성능과 함께 발열 문제도 관건이기 때문에 상용화 후 사용기도 중요한 경쟁 요소다.

AMD에게는 한 장의 카드가 남아있다. 게임용 최상위 프로세서 ‘라이젠 7000X3D 시리즈’ 출시다. 외신에 따르면 이 시리즈는 7800X3D, 7600X3D, 7900X3D 등으로 나올 예정이며, 캐시 크기는 최대 32MB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 시기는 내년 중반이다.

물론 인텔 역시 이에 응수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다. 플래그십 프로세서 ‘인텔 코어 i9-13900KS’다. 인텔 CEO 팻 겔싱어(Pat Gelsinger)는 "이 제품은 CPU 최초로 6GHz의 최대 클럭 속도를 찍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시 시기는 내년으로만 알려져 있으나 AMD의 ‘라이젠 7000X3D 시리즈’ 출시 시기에 따라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