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은 '국내 예술품 경매시장의 약형 효율성 검정'이라는 필자의 논문 결과를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리즈의 네번째 글이다. 지난 칼럼에서 설명했지만 시장의 정보효율성에 대한 이해는 해당 시장을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가격지수는 특정 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예술품 거래 시장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현황을 파악하고 시계열적 비교가 가능한 주요 대표 예술품을 기준으로 한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가 필요하다.

예술품 가격 지수는 예술품 가격과 이를 둘러싼 시장, 더 나아가 경제 전반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도구로써 작용할 수 있다. 예술품 가격은 작가적 요인, 작품적 요인 그리고 환경적 요인 등에 의해서 결정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술품이 투자의 수단으로도 주목을 받게 되면서 위에서 언급한 예술품가격의 요인적 특성들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서 예술품 가격지수가 필요하게 되었다. 즉 예술품 가격지수를 사용함으로써 예술품을 투자의 방법으로 사용함에 있어서 예술시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가격 지수를 이용해 예술시장을 분석하면 작품 거래를 통한 자금의 이동성과 규모, 시장의 취약점, 예술시장의 거래 내역 등 전체 예술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분석할 수 있으며 미술시장 전체의 수요, 공급과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시장을 분석하는데 있어 가격지수는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예술품 가격지수를 구성하는데 있어 헤도닉 모형이라고 불리는 예술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활용한 지수구성방식을 이용한다. 헤도닉 모형은 직관적이고 방법론적으로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예술시장이 지니고 있는 비탄력적 공급, 이질성이 높은 제품, 낮은 거래빈도, 다양한 수요 목적(장식용, 수집용, 투자용 등) 등 특이성으로 인해 헤도닉 모형으로 도출된 가격 지수는 시장의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이에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반복매매모형을 이용한 가격지수 구성이다. 반복매매모형은 한 번이라도 재거래된 예술품의 가격 변동을 기초로 지수를 산정한다. 지수작성기간 내에 적어도 2번 이상 거래된 예술품의 가격만을 바탕으로 지수를 산출하기 때문에 예술품의 특성을 알려주는 방대한 자료가 불필요하다. 예술품 가격지수 중 가장 유명한 메이 & 모제스 지수(Sotheby’s Mei & Moses Art Index)가 반복매매모형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품 가격지수의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미술시장을 연구하고 가격 지수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한 번도 제대로 반복매매모형을 이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필자의 연구는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복매매모형을 쓰지 못했던 이유는 먼저 예술품 재거래 데이터를 구하기 쉽지 않고, 또 비교적 쉬운 헤도닉 모형보다 통계적으로 어려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복매매모형을 바탕으로 한 가격지수는 학문적 관점에서 적절한 지수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으며 부동산 시장 등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시장에서 훨씬 더 자주 그리고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반복매매지수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이해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수의 수익률이 같은 미술작품의 시간에 따른 상대적인 수익률에 기반하기 때문에 반목매매모형을 바탕으로 하는 지수는 자동적으로 예술품 가격지수 계산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인 미술작품의 사이성(heterogeneity)이라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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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류지예 팀장은 아트파이낸스그룹 데이터분석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메타버스금융랩 연구위원을 겸하고 있다. 주 연구주제는 미술시장, 예술품 거래데이터분석이며 메타버스, NFT등 예술산업 관련 신기술 또한 연구하고 있다.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금융 교육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rjy1524@artfinancegrou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