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반복되는 데이터센터 화재…방심이 부른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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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0.18 06:00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가운데 과거 유사 사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는 4년 주기로 발생하며 우리 국민에 불편을 안겼다. 대부분의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는 백업체계나 이중화 시스템 미비로 일상을 멈추게 했다. 카카오가 이전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고 방심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카카오
24시간 장애로 최대 220억원 피해 추정

17일 업계에 따르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카카오는 24시간 이상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카카오가 다양한 영역에 진출한 만큼 타격이 컸다.

카카오톡 비즈보드 광고는 서비스 복구 안내용으로 전환돼 광고 게재가 정지됐다. 카카오택시 등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 장애로 피해가 불가피하다. 카카오 선물하기, 쇼핑하기, 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 등 이커머스 부문도 카카오페이 오류로 피해를 봤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 멜론 등 카카오톡으로 로그인하는 서비스는 로그인조차 할 수 없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카카오 로그인 장애로 정상적 거래가 불가능했다. 업비트는 주말 사이 거래대금이 반토막 났다.

이로인한 피해액은 150억~220억원쯤으로 추정된다. 안재민 NH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과 상장 자회사 일부 임원 주식 매각 사건 등 지난해부터 카카오와 카카오 자회사를 둘러싸고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카카오는 이번 사건까지 겹쳤다"며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이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 전체 일매출인 약 150억원 이상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과거 사례에서 배운게 없다"

관련업계는 카카오가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카카오가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 서비스에서 장애는 늘상 따라올 수밖에 없지만 장애를 최소화하고 혹시 모를 장애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해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철저하게 데이터센터 관리를 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카카오는 삼성SDS와 KT 등 유사 선례가 있다는 점에서 대응 관련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14년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와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를 봤음에도 기본적 대응이 미비했다는 점에서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가 인재(人災)로 보이는 결정적 이유다.

앞서 2014년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는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다.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는 당시 백업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많은 질타를 받았다. 금융회사는 보통 금융 데이터의 중요성 때문에 재난복구시스템을 마련하고 데이터를 분산 관리하는데, 당시 화재 사고에서는 데이터 백업만 하고 복구를 위한 이중화 시스템 등이 미비했던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KT아현지사도 백업체계 미비가 문제였다. 아현지사는 2018년 11월 화재로 서울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에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병원 전산망이 멈췄고, 경찰서 신고 시스템도 마비됐다. KT통신망을 쓰는 점포는 카드 결제 단말기, 포스기가 작동하지 않아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KT망을 사용하는 ATM도 작동을 멈춰 현금인출도 어려웠다. 아현지사는 통신시설 등급이라는 근본적 문제도 있었다. 통신시설 A급부터 C급까지는 백업 의무 구축 대상이다. 화재 이전까지 KT는 아현지사를 D급 통신시설로 관리했다.

해명같지 않은 해명이 화 키웠다

카카오는 이번 화재 사고 이후 서비스 정상화에 24시간이 넘게 걸렸다. 카카오톡은 이번 사태로 2010년 출시 이래 가장 긴 장애라는 오명을 남겼다. 재해 복구 능력에 의구심을 보내는 이유다.

카카오 대표들의 해명은 여기에 화를 키웠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이번 화재에 대해 "카카오는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다"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또 "카카오는 이번 화재 발생 직후 즉시 이원화 조치 적용을 시작했다"며 "다만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이원화 조치 적용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카카오 대표의 해명은 화재에 대비해 비상벨과 스프링클러 등을 다 설치했지만 정작 불이 나니 하나도 작동을 안했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라며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비상사태 발생에 대비해 분산하고 그 백업 시스템이 잘 작동되도록 대비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의 해명은 카카오의 안일함을 재조명하도록 키웠다. 양 부사장은 16일 화재현장에서 "화재는 예상 못한 시나리오였다"며 "대비책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본래 20분 내 복구가 매뉴얼이지만, 서버 손실량이 워낙에 크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는 예상할 수 없기에 우리는 미리 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배운다"며 "화재는 발생 후 회복이 불가능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애초에 철두철미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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