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60)]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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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2.10.21 06:00
성인을 대상으로 커피 강의를 하던 중 가장 궁금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대뜸 어떤 커피가 가장 맛있는 커피인지 물어본다. 커피는 기호식품이라 어떤 맛이 최고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커피는 쓰고 구수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있는 반면 신맛이 가미되어야 커피답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쓰고 다크한 단조로운 맛보다는 신맛, 단맛, 구수한 맛 등 다양한 과일향과 꽃향 등이 어우러진 향미를 가진 커피가 더 좋게 느껴진다.

최근 카페에서 핸드드립 커피주문을 받을 때에 원두 종류를 선택하라고 요청하면 신맛이 있는 커피를 추천해 달라고 요구하는 손님이 많아졌다. 하지만 산미 없는 커피를 추천해달라는 손님도 여전히 많다. 커피를 마시다 보면, 쓰고 다크함이 느껴지는 커피도 있지만 꿀처럼 달콤한 맛이 느껴지거나 묵직한 후미가 있는 커피도 있다. 또한 꽃향과 함께 신맛이 느껴질 때도 있다. 이렇게 맛과 향미가 차이 나는 이유는 커피 품종과 산지, 재배지역의 환경과 수확방법, 가공방법, 로스팅 정도 및 추출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커피는 과실인 커피체리를 수확하여 가공한 식품이다. 따라서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과일의 향미가 들어 있다. 그러나 커피 품종에 따라 향미가 다르고 같은 품종이라도 산지의 재배 환경에 따라, 또 수확방법 및 가공 처리방법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커피는 품종의 종류에 따라 크게 아라비카 품종과 로부스타 품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라비카 품종은 일반적으로 신맛과 깔끔한 맛이 있어 고급스런 맛을 가지고 있고, 로부스타 품종은 다소 거칠고 탁한 맛이 나지만 구수하다. 같은 품종의 커피라도 산지에 따라 특성이 달라져 각 산지별로 고유한 향미를 가진다. 고지대에서 자라면 큰 일교차를 극복하기 위하여 낮에 광합성 작용을 활발히 하여 당분을 충분히 보충하여 추운 밤을 이겨내려고 한다. 고지대에서 자란 커피일수록 신맛과 바디를 충실히 갖추게 된다.

반면 저지대에서 자라는 커피일수록 아열대 기후의 많은 강우량, 쬐는 햇빛 등을 이겨내고 병충해를 극복해야 하므로 자신을 보호할 방어기작을 많이 갖추게 된다. 이에 카페인 등 거친 향미를 많이 가지게 된다. 아라비카 커피는 주로 고지대에서 자라고 로부스타 커피는 저지대에서 자란다.

이렇게 재배지역의 환경에 따라서도 향미의 차이가 크게 나지만 그 외에도 수확하는 방법에 따라서도 향미 차이가 많이 난다. 즉, 손으로 하나씩 일일이 따서 수확을 하는지 아니면 기계를 이용하여 수확을 하는 것인지에 따라 다르다. 아무래도 손으로 일일이 하나씩 따게 되면 잘 익고 숙성된 열매만을 딸 수 있어 훌륭한 향미를 가진 커피를 얻을 수 있으나 기계수확은 덜 익은 열매까지도 함께 수확될 수 있어 향미의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커피는 과일 껍질을 벗겨 속에 있는 커피생콩을 볶아서 갈아 음료를 만드는 것이므로, 수확된 체리의 껍질을 벗겨 열매를 말리는 가공단계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런 가공 과정에서 커피의 향미는 결정된다. 커피 고유의 향미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물을 이용하는 워시드 가공, 펄프드내추럴 가공, 내추럴 가공 등 다양한 가공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어떤 가공법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과일 맛과 밝은 산미, 깔끔함이나 거침, 흙내 등 다양한 향미가 강하게 또는 약하게 나타난다. 그리하여 주요 산지마다 지역의 특색있는 커피의 향미를 발현할 수 있도록 가공방법을 달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산소발효, 이스트발효, 탄소침용 등 새로운 가공법을 개발하여 더욱 다양한 맛을 느껴볼 수 있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치며 다양한 향미를 갖추게 되는데, 로스팅하면서 커피생콩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없애버리면 안된다. 커피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향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커피생콩 고유의 특성과 향미가 최대한 발현시킬 수 있도록 로스팅하여야 한다. 커피생콩의 특성을 무시하고 다크하게만 볶으면, 잘 갖춰진 커피생콩의 향미를 모두 소실시켜 쓰고 단조로운 맛만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로스팅할 때 커피생콩의 특성을 고려하여 볶음 정도와 볶는 방법을 잘 설계하여 볶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급 등급의 커피일수록 커피생콩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향미가 발현될 수 있도록 약하게 볶는다. 반면 낮은 등급의 커피일수록 커피가 가지고 있는 거칠고 탁한 좋지 못한 향미를 구수한 맛으로 대치되도록 조금 강하게 볶는다. 따라서 커피를 마실 때 다양한 향미가 느껴지거나 상큼한 신맛이 난다면 좋은 품질의 커피생콩을 적절히 로스팅하여 커피 고유의 향미를 잘 발현시킨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볶은 원두를 추출하는 것도 음료의 맛과 향미에 아주 중요하다. 원두의 볶음 정도와 조직의 상태에 따라 추출도구를 달리하고 분쇄 정도와 물의 조건 등을 잘 컨트롤하여 원두의 향미를 잘 이끌어 내야 한다. 약하게 볶은 원두는 성분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도록 높은 온도의 물을 이용하거나 가늘게 분쇄하여야 한다. 약볶음 커피는 밀도가 어느정도 단단하므로 추출조건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면 성분을 충분히 뽑아내지 못하고 과소추출되어 밍밍한 맛을 낼 수 있다. 강하게 볶은 원두는 지나친 추출이 되지 않게 신경써야 한다. 과다추출이 되면 쓴맛과 함께 날카로운 신맛이 도드라져 거친 후미로 한잔을 다 마시기 힘들게 된다.

커피를 마실 때에는 온도와 농도를 고려해야 한다. 강하게 볶은 원두로 만든 커피는 높은 온도에서 올라오는 향을 느껴가며 맛을 보아야 한다. 그런 커피는 온도가 내려가면서 아주 강한 쓴맛으로 변하기 때문에 빠르게 마시는 것이 좋다. 반면 약하게 볶은 원두는 신맛이 다소 도드라질 수 있으므로 물을 많이 희석하여 마일드하게 마시면 상큼함을 느끼며 기분좋게 마실 수 있다. 온도가 내려가 중온이 되면 단맛이 더 올라오게 되므로 커피가 식어도 단맛을 부드럽게 느끼며 마실 수 있다.

커피는 기호식품이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마시면 된다. 다만 커피는 과일에서부터 비롯되어 다양한 향미를 갖추고 있으므로 그러한 향미를 잘 살려서 즐길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와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와 석촌동에 ‘신혜경 커피아카데미 ‘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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