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휴대용 게임 기기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급부상하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PC 및 콘솔 기반 게임 라인업 확대 등에 대응하고 모바일 이외의 게임 접근성이 높은 기기를 찾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행보라고 분석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팀덱, 지 클라우드 게이밍 핸드 헬드, 엣지, 플레이스테이션 백본원 /각 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팀덱, 지 클라우드 게이밍 핸드 헬드, 엣지, 플레이스테이션 백본원 /각 사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PC 및 콘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레이저는 10월 17일 신제품 발표 행사 레이저콘을 열고 휴대용 안드로이드 게임기기 ‘엣지’를 공개했다. 엣지는 올인원 핸드 헬드 방식이 아닌 단독 태블릿 형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과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등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을 지원한다. 레이저는 내년 1월 중 와이파이 버전을 출시하고 1분기 내에 5G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레이저에 앞서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휴대용 PC ‘스팀덱’을 출시했다. 스팀을 통해 서비스되는 게임 일부를 플레이할 수 있다. 밸브는 또 스팀덱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데이트로 비슷한 류의 후속 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로지텍은 휴대용 게임 기기 ‘지 클라우드 게이밍 핸드 헬드’를 출시했다.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 지포스 나우 등 스팀덱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비롯해 스팀링크를 지원한다. 유튜브, 크롬 등 앱도 지원한다.

업계는 핸드 헬드 게임기와 휴대용 PC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이 다양한 휴대용 게임 기기를 출시하는 이유로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 트렌드 변화를 꼽는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 환경이 개선되고 클라우드 게임 라인업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출시가 줄줄이 지연됐던 트리플A급 PC온라인 게임이 올해 연말을 시작으로 쏟아지는 것도 이유다. 현재 출시가 예정된 게임은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16’ ▲캡콤 ‘프래그마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디아블로4’ ▲베데스다 스튜디오 ‘스타필드’ 등이다. 한국 게임으로는 ▲엔씨소프트 ‘쓰론앤리버티’ ▲네오위즈 ‘P의 거짓’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이 있다. 특히 이들 게임은 이용자가 어디서든 쉽게 접속하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휴대용 게임 기기를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게임이다.

다만 업계는 글로벌 테크 기업의 휴대용 게임 기기 출시가 기존의 게임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데는 이견을 보인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MS '엑스박스 시리즈', 닌텐도 '닌텐도 스위치' 등 기존 콘솔의 입지와 인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핸드 헬드, 태블릿 등 휴대용 게임 기기 외에도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컨트롤러용 디바이스, 게임용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가 시장에 출시되고 있어 시장 변화와 추이는 예측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출시된 휴대용 게임 기기들은 배터리 발열 및 수명, 프레임 레이트, 무게 등 다방면에서 안정적인 게임 환경 제공이 가능한지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