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60여곳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청사진을 그릴 예정이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몰려온다. 거대한 계약과 더불어 혁신신약 개발 공조까지 다양한 협력들이 시작하는 자리인 만큼, 과연 어떤 기업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CPHI(국제의약품박람회) 삼성바이오로직스 단독 부스(왼쪽)와 롯데 바이오로직스 단독 부스. / 각 사 제공
CPHI(국제의약품박람회) 삼성바이오로직스 단독 부스(왼쪽)와 롯데 바이오로직스 단독 부스. / 각 사 제공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박람회 중 하나인 국제의약품박람회(CPHI)가 11월 1일부터 3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다. CPHI는 세계 170개국 2500여개 이상의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4만8000명 이상의 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모여, 각 기업의 자사 제품 및 기술력을 홍보하고 사업 협력 등을 모색하는 자리다.

10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바이오유럽(BIO-Europe)에 참가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92곳 보다는 작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보령, 대웅제약, 한미약품, 동국제약, 휴온스, 일동제약, 유유제약 등 전통제약사들도 총출동하는 자리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장 적극적인 홍보를 진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독부스를 열고 최근 부분 가동을 시작한 4만리터(ℓ)의 생산 능력을 갖춘 4공장을 필두로 CDMO(위탁개발생산) 홍보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장을 전체 가동하기 시작하면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ℓ가 되며, 이는 글로벌 전체 CMO(위탁생산)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신규 론칭한 이중항체 플랫폼 ’S-DUAL(에스-듀얼)’ 홍보에 박차를 가한다. 일반적으로 항체는 하나의 타깃 항원에만 작용해 제한된 효능을 보이는 반면,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타깃 항원에 동시 작용해 기존 단일항체 보다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체에 새로운 결합부위를 도입하면서 안정성과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S-DUAL은 두 항체를 결합하는 기술로, 위와 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중항체 구조를 특화했다. 또한 사람 몸속의 항체(IgG)와 유사한 형태로 개발해, 체내에 투여 시 면역반응을 일으킬 위험이 낮으며 항체와 같은 구조적 안정성을 갖게 만든다.

이밖에 1일 케빈 샤프 글로벌영업센터 팀장이 ‘올바른 CDMO 사업 파트너를 고르기 위한 주요 고려사항’에 대해 발표하고, 2일에는 제임스 최 글로벌정보마케팅센터장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CDMO 파트너링’에 대해 공개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부스를 차리고 CDMO 사업 알리기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생산 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CPHI에서는 CDMO 사업을 홍보하는 대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유럽 당시와 같이 이원직 대표가 전면에 나서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적극 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 홍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내 CDMO 기업으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과 SK팜테코가 단독부스를 마련해 글로벌 모객행사에 나선다.

유한양행은 합성원료의약품 CDMO 역량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세계적인 빅파마들과 같이 임상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의 공정, 분석법 개발부터 출시된 합성신약의 공급까지 논스톱방식의 CDMO를 제공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번 CPHI에서 이부분을 알려 신규 글로벌 바이어를 모색한다.

셀트리온은 CPHI에서 최근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을 함께할 글로벌 기업을 모색한다. 특히,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부회장은 ‘CPHI 올해의 CEO상’ 최종 후보 6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유럽에서 열리는 바이오 행사에 모두 참여해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또 원부자재 관련 파트너링에도 나선다.

더불어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와 한국관을 통해 ▲경보제약 ▲국전약품 ▲국제약품 ▲다산제약 ▲동방에프티엘 ▲명문제약 ▲보령 ▲비젼메드 ▲삼양홀딩스 ▲삼진제약 ▲신신제약 ▲신풍제약 ▲에스텍파마 ▲에이케이앤엠엔바이오팜 ▲엔지켐생명과학 ▲영진약품 ▲오토텔릭바이오 ▲우신라보타치 ▲유영제약 ▲이니스트에스티 ▲일동제약 ▲일성신약 ▲제뉴원사이언스 ▲제일약품 ▲제테마 ▲종근당바이오 ▲펜믹스 ▲한국비엠아이 ▲한림제약 ▲환인제약 ▲휴온스 등 31곳이 CPHI에 참여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전세계 글로벌 행사들이 속속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좋은 자리들이 마련되고 있다"며 "이번 CPHI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를 구상할 획기적인 계약들이 많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