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을 표방해온 KT가 3분기에도 기업간거래 플랫폼 사업(디지코 B2B)에서 큰 성과를 나타냈다. 유·무선 사업(텔코 B2C) 성적은 부진했으나 플랫폼과 콘텐츠 부문에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1조 5387억원을 돌파했다.

KT는 2022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772억원, 영업이익 4529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18.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당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감소한 3262억원이었다.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3조 944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9% 증가한 3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출범한 KT클라우드를 포함할 경우 KT의 3분기 별도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4조 308억원이 된다.

무선 사업 매출 성장 1%에 그쳐…홈 유선전화 매출 7.8% 감소

본업인 유·무선 사업 매출은 2조 3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성장에 그쳤다. 이중에서도 무선 사업 매출은 1조 5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증가했다.

5G 가입자가 796만명으로 전체 핸드셋 가입자 중 57% 가량으로 늘며 무선 가입자당 매출(ARPU)이 3만291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초고속인터넷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하지만 홈 유선전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하며 전체 유·무선 사업 실적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디지코 B2C 중 IPTV 사업은 기존 ‘올레tv’에서 ‘지니TV’로 전면 개편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미디어포털’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전체 실적은 디지코 B2B 사업이 견인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디지털전환(DX)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B2B 사업의 올해 3분기 누적 수주액은 지난해에 비해 21% 성장했다. AICC(인공지능 컨택 센터)사업은 지난 분기에 이어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대형 구축사업의 확대로 전년 동기 매출 대비 91.7% 성장했다.

B2B·콘텐츠 사업이 실적 견인…KT, 남은 기간 디지코 전환 박차

텔코 B2B(기업용회선·기업전화 등)에서는 기업 인터넷 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10.9% 증가했다. 국내외 대형 CP사의 트래픽량 증가와 함께 신규 CP사 유치에 성공한 영향이다. 기업통화 매출은 기업인터넷전화의 고ARPU 중심의 성장과 MVNO(알뜰폰) 시장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

특히 올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에 힘입어 KT스튜디오지니, 나스미디어 등 KT그룹 콘텐츠 자회사의 활약이 돋보였다. 콘텐츠 자회사는 콘텐츠·광고·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높은 성장을 이뤄내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4.7% 성장했다.

KT클라우드는 1~6차 공공 클라우드 전환사업 기관 수, 시스템 수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시장에서의 오랜 경험과 역량, 철저한 안전 운용과 점검 체계를 기반으로 입지를 다지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8% 성장한 비씨카드와 고객수와 수신, 여신 등 모든 영업 지표의 성장으로 이익 규모가 증가한 케이뱅크 등 금융사업도 성장을 이어갔다.

김영진 KT 전무는 "인플레이션 등 대외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KT는 디지코와 B2B 사업의 성장을 이뤄냈다"며 "남은 기간에는 디지코 전환을 통한 성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