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인호의 스타트업 픽] 박명진 코비그룹 대표 “기존 광고 방식, 많은 이용자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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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1.14 06:00
과거 TV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광고는 기술 발전에 따라 웹사이트, 유튜브, 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 같은 SNS 등으로 노출 지점을 늘렸다. 하지만 이런 광고는 감상 중이던 콘텐츠의 맥을 끊는다. 잘 진행하다가 갑자기 60초 동안 광고를 보여주고 콘텐츠를 다시 보여주는 식이다. 웹사이트에서 글을 읽다가도 광고가 글을 가리거나 읽던 글을 밀어내며 광고가 노출되는 일도 발생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광고가 콘텐츠를 침입할 때 강한 거부감을 갖는다. 이는 브랜드를 알리며 호감을 줘야 하는 광고가 오히려 브랜드에 대한 불호(不好)를 불러 일으킨다. 건너뛰기(스킵) 기능이 존재하지만 침입적인 광고로 인한 불쾌함을 해소하지는 못한다.

코비그룹은 이런 현상이 광고 시장의 문제점이라고 파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2월 설립됐다. 자극적인 영상은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 광고를 노출하지 않게 할 경우는 광고의 의미를 상실한다. 광고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비자에게 도달하지 못하면 광고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박명진 코비그룹 대표는 "광고도 콘텐츠처럼 보여야 한다"며 "콘텐츠 감상 과정을 침입하거나 자극적인 광고 대신 콘텐츠와 어우러진 고품질의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용자 경험을 해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코비그룹은 소비자가 동영상 광고를 자발적으로 시청하게 하는 것을 추구한다.

다만 코비그룹이 직접 동영상 광고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코비그룹은 ‘아웃스트림 동영상 광고’를 주력으로 하는 광고 플랫폼이다. 아웃스트림은 콘텐츠 흐름에서 벗어난 지점을 의미한다. 콘텐츠를 감상하는 도중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감상이 끝난 후 다른 콘텐츠를 탐색하는 시점을 노린다.

박명진 코비그룹 대표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코비그룹
공급자 방식의 전통적 침입형 광고, 소비자 도달률 낮아

박명진 대표는 동영상 광고가 콘텐츠를 침입하는 방식으로 노출되고, 소비자에게 불쾌함을 주는 것을 ‘공급자’ 방식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광고는 소비자 관심도가 높은 시점에 광고를 노출해야 눈에 잘 띈다는 전통적 방식이다. 과거 미디어의 수가 적어 TV 영향력이 큰 시절에는 콘텐츠를 감상하는 중간에 동영상 광고를 재생해도 소비자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미디어의 수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힘이 강해졌다. TV는 채널을 돌렸다가도 보고 싶은 콘텐츠를 위해 다시 돌아와야 했다. 이제는 VOD, OTT, 유튜브 편집영상 등 같은 콘텐츠를 다양한 곳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콘텐츠 시청을 광고가 방해하면 플랫폼을 바꾸면 된다. 광고를 제거하는 유료 구독모델이나 광고를 차단하는 ‘애드블록’ 등의 기능도 생겼다. 이를 사용하면 광고는 결국 소비자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실제로 이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코비그룹의 아웃스트림 광고는 10명에게 1분짜리 광고를 노출했을 때 끝까지 보는 비율이 30%에 달한다. 같은 광고 기준 유튜브의 3~4배, 페이스북의 15~20배 많은 인원이 광고를 끝까지 시청한다. 코비그룹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광고를 강제로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콘텐츠처럼 선택해서 시청하게 한 효과라고 설명한다.

동영상 재생 구간별 시청 완료율. / 코비그룹 블로그 갈무리
소비자에게 불쾌함 심어주는 ‘침입식 광고’

전통적인 침입식 광고는 그 효율을 따지기도 어렵다. 다양한 광고 제거 기능이 나오면서 소비자에게 제대로 노출되는지 확인이 힘들기 때문이다. 건너뛰기 기능을 넣거나 x 버튼을 누르면 광고를 끌 수 있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박 대표는 잠깐의 광고 노출은 이뤄지지만 광고가 보기 싫어서 끄는 과정 자체에서 이용자 경험을 해친다고 봤다.

박 대표는 "광고에 건너뛰기 기능이 있을 때 이용자의 70~80%는 건너뛰기를 누른다"며 "그 과정에서 짜증이나 불쾌함을 느끼는 사람은 9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침입형 광고를 향한 소비자 거부감은 넷플릭스가 11월 4일 출시한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반응에서도 알 수 있다.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월 5500원)는 기존 베이식 요금제(월 9500원)에서 구독료를 4000원 할인한 대신 시간당 4~5분의 광고를 콘텐츠 시작 또는 중간에 나눠 재생한다.

컨슈머인사이트가 소비자 1473명을 대상으로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이용 의향을 조사한 결과 이용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1%로 집계됐다. 넷플릭스 기존 가입자와 미가입자 모두 ‘광고 시청이 싫다’는 것이 주 이유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이용 의향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는 영상 시작 전 광고보다 영상 중간에 나오는 광고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중간광고가 콘텐츠 감상 과정을 침입해 몰입을 해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이용을 원하지 않는 이유 설문조사 결과. / 컨슈머인사이트
"이용자 경험 해치지 않는 것이 최우선"

박 대표는 코비그룹의 사명(使命)을 광고주와 제휴사, 이용자 모두가 만족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으로 삼았다. 전통적인 침입형 광고는 플랫폼에 돈을 주는 광고주의 입장을 주로 생각한다. 자칫하면 브랜드에 불쾌감을 심어주거나 브랜드 성격과 맞지 않는 콘텐츠에 섞여 나갈 수도 있다. 광고가 콘텐츠를 신경쓰지 않고 침입하는 방식으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브랜드 안정성’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대표는 "이제 시작 초기지만 애플, 코카콜라, 벤츠 같은 글로벌 광고주와 브랜드를 안전하게 노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부분에 공감하고 이들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다"며 "기존 광고 방식은 많은 이용자를 놓친다"고 설명했다.

코비그룹은 현재 60개사의 200개 지면에 콘텐츠 흐름을 해치지 않는 위치에서 동영상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각각의 화면에 맞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기 위한 자동 최적화 기술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광고를 같은 화면 내 다른 콘텐츠와 자연스럽게 융화되도록 하고 있다.

박명진 코비그룹 대표. / 변인호 기자
박 대표는 또 1분쯤의 긴 광고도 코비그룹을 통하면 다른 플랫폼보다 광고를 끝까지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데이터에 주목했다. 코비그룹이 광고를 여러 콘텐츠 중 하나로 노출하기 때문에 광고를 끝까지 보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코비그룹의 월 방문자 수(UV)도 3000만에 달한다.

박 대표는 "월 UV가 3000만정도 되는 곳이 동영상 쪽에서는 별로 없다"며 "유튜브가 점유한 시장에서 독립적인 애드테크 기업으로서 확고한 1위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광고 단가 효율도 유튜브는 30초 시청 완료하는 기준 평균 초당 30~50원을 내야 하는데 저희는 10원대다"라며 "끝까지 보는 사람이 많아 저렴한 단가로 효율적인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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