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지중해 느낌을 내는 각종 오브제와 바닥재, 타일을 배치해 육중한 문을 열고 매장에 들어온 고객이 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길을 직접 걸으며 세계 각국의 향수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향수 전문 편집숍 ‘퍼퓸그라피’는 ‘이색 데이트코스’, ‘시향의 성지’로 통하는 장소다.
홍 대표는 "벽면을 단지 미색(米色)으로 칠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색상 여러 가지로 꾸미고, 바닥재도 이제는 단종돼서 구하기 힘든 이국적인 나무 타일을 도입해 공간 자체가 고객을 편안하게 감싼다는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했다"며 "창문도 같은 인테리어지만 그날 해가 떠있는 위치에 따라 매장 채광과 그림자가 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퍼퓸그라피는 홍 대표가 느꼈던 불편함으로부터 시작됐다. 2013년부터 향수 전문 블로그 등을 운영하던 홍 대표는 독자들로부터 ‘향수를 어디서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문의를 다수 받았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의 수는 제한적이었고, 직원에게 일일이 시향을 요청하기도 눈치 보인다는 이유였다.
홍 대표는 "퍼퓸그라피가 이름을 알리면서 향수에 입문하고 싶다며 창고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많았다"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고객 수요를 느끼고 2019년 작은 쇼룸을 오픈한 이후, 계속 리뉴얼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의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매장의 모든 공간을 터서 더 넓게 만드는 개선 작업도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영상] 지중해 st 매장에서도, 온라인에서도 나에게 꼭 맞는 향수를 고를 수 있다!? 향수 편집샵 '퍼퓸그라피' / 촬영·편집 = IT조선 영상팀
백화점 등 타 구매 채널에 비해 비교적 더 다양한 향수를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점도 퍼퓸그라피의 장점이다. 홍 대표는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향수는 물론, 입점하지 않은 해외 유명 공방의 향수도 취급하고 있다"며 "중간 유통 채널 없이 해외 수입사, 디스트리뷰터 등과 직접 계약해서 좋은 물건을 들여오는 덕에 가격을 비교적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퓸그라피의 향수는 오프라인 매장과 카페24 플랫폼으로 구축한 D2C 쇼핑몰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홍 대표는 D2C 쇼핑몰이 ‘온라인의 쇼룸‘ 역할을 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오프라인 쇼핑몰은 공간의 제약 탓에 우선 1차로 향수를 선별해 전시해야하는데, 온라인 쇼핑몰은 이러한 제한이 없는 무한의 공간이다"라며 "책상 하나를 놓고 혼자서 창업했는데도 카페24 플랫폼 덕에 뛰어난 D2C 쇼핑몰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유튜브가 알고리즘으로 알맞은 영상을 추천하듯, 개인화 기반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하는 목표도 있다"며 "‘향수 어디서 사지?’라는 물음에 당연히 ‘퍼퓸그라피’라는 답이 나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범PD jaegompd@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