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체적인 해고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디즈니의 임직원 수는 19만명쯤이다.

 / 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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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외신에 따르면 밥 체이펙 디즈니 CEO는 고용 동결과 일부 인력 감축을 시사하는 메모를 수석 부사장급 이상 임원에 전달했다.

체이펙 CEO는 "채용 동결을 통해 인원 증원을 제한한다"며 "비용절감과 조직강화 양쪽 모두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인력감축을 예상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힘든 과정이라는 건 충분히 알고 있다"며 "목표를 달성하고 미래 환경에 맞는 보다 민첩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디즈니가 비용절감과 조직강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실적 부진이다. 디즈니는 3분기에 주당 순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 감소한 0.3달러(약 394원)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0.55달러(약 723원)에 못 미친다. 매출액 역시 시장 전망치 212억4000만달러(약 27조9221억원)를 밑도는 201억5000만달러(약 26조4892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에 불과하다.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와 경쟁하면서 많은 비용을 투자한 것이 이번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디즈니 플러스는 구독자 수가 전분기보다 1210만명 증가하며 총 1억6420만여명이 됐다. 다른 디즈니의 OTT 훌루와 ESPN플러스 구독자까지 합하면 총 2억3400만여명이다. 이는 넷플릭스의 2억2300만명을 상회한다.

문제는 수익이다. 디즈니는 전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14억7000만달러(약 1조93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폭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넷플릭스와의 경쟁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이팩 CEO는 2024년 말이 돼서야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이익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