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노믹스는 재밌는 게임의 재미를 늘리는 역할을 합니다. 재미없는 게임을 재밌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이용자는 재미를 위해 토크노믹스를 요구하게 될 겁니다. 3년 내 거의 모든 게임에 토크노믹스가 도입될 겁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장현국 대표는 17일 지스타 2022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위메이드의 주요 사업 성과와 비전을 설명했다

그는 위메이드의 사업을 게임 부문과 블록체인 부문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초 투자한 ‘오딘’이 큰 성공을 거두고, 얼마 전 ‘니케’까지 글로벌한 좋은 성과를 남기고 있다"며 "신작 ‘나이트 크로우’와 ‘레전드 오브 이미르’로 내년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상을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는 연말까지 100개의 게임을 탑재하겠다고 했는데 지연됐지만 내년 1분기에는 가능할 듯 하다"며 "위믹스 메인넷, 기축통화 위믹스달러, NFT 플랫폼 나일,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위믹스파이도 출시했다"고 강조했다.

"토크노믹스는 이용자 재미 위한 것"

이날 간담회에서 게임 부문 화두는 ‘토크노믹스’였다. 토크노믹스는 가상화폐 기반 경제 시스템을 말한다. 위메이드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토크노믹스 전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서비스하며 협력사의 게임에 토크노믹스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

장현국 대표는 "3년 안에 거의 모든 게임이 자신만의 토크노믹스를 구축할 것으로 믿는다"며 "토크노믹스가 있으면 게임이 더 재밌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요구할 것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엑시인피니티를 예로 들며 P2E 인식이 나빠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블록체인 게임’을 말하면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엑시인피니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며 "엑시인피니티를 해본 사람은 재미가 없는데 돈을 벌기 위해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토크노믹스와 플레이 투 언(P2E)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게이머가 토크노믹스를 붙이면 게임성을 해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윷놀이할 때 이기면 100원씩 준다고 하면 그것은 윷놀이 게임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재미없는 것을 재밌게 할 수는 없지만 토크노믹스로 게임이 가진 잠재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며 "지속가능하지 않거나 실패한 이유는 게임이 재미없기 때문이지 NFT나 코인 때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또 위메이드의 향후 게임 부문을 PC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처럼 만들겠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을 각각의 게임이 자신만의 토크노믹스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디지털 이코노미 솔루션 제공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스팀은 PC게임의 지배적 플랫폼이지만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여전히 ‘하프라이프’ 시리즈를 개발한 좋은 게임사다"라며 "위메이드도 나이트 크로우,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신작 게임을 만들면서 1년에 전 세계에 나오는 5만개쯤의 게임을 모두 품는 플랫폼 운영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위믹스 논란에 "아는 최선에서 가장 우선순위 높은 일 했다"

장 대표를 향한 블록체인 부문 관련 질의는 ‘위믹스’ 토큰 상장폐지 논란에 관한 것이 주를 이뤘다.

위메이드는 최근 가상화폐 위믹스 허위공시 논란을 겪었다. 위믹스가 위메이드에서 밝힌 내용보다 많은 양이 시중에 유통됐기 때문이다. 위믹스의 실제 유통량이 공시된 것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지자 희소성이 떨어지며 가격이 하루 만에 25% 폭락했다. 이에 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위믹스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들은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후 상장폐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장 대표는 "모든 것이 결론나면 무슨 일이 벌어졌고, 위메이드는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개선할지 명료해질 것이다"라며 "다 알고 대비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면 할 말 없지만 그간 최선을 다했기에 이렇게 수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또 가상화폐 관련 회계기준이나 공시체계가 정립되지 않아 위믹스 상장폐지 논란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최근 일을 크게 벌리면서 실수도 있었다"며 "그래도 다른 곳과 비교하면 가장 잘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토큰 프로젝트 중 위믹스처럼 분기보고서를 발행하는 프로젝트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위메이드가 갖고 있는 것을 못 믿겠다는 의견도 있어 저희가 보유한 물량 전량을 수탁업체에 맡기기로 했다"며 "산업 초기여서 저희가 못하고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지만 저희는 그것들을 충분히 다 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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