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만 쓰다가 배달비가 너무 비싸져서 공공배달앱을 이용하려니 주문할 만한 가게가 없어요" 공공배달앱으로 주문하려 했던 한 시민의 하소연이다.

지자체들은 배달의민족(배민) 등 민간배달앱의 대항마로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제로배달 유니온’, 경기도 ‘배달특급’, 인천시 ‘이음배달’, 부산시 ‘동백통’ 등이다. 민간배달앱에 비해 중개 수수료나 배달비가 훨씬 저렴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공공배달앱들의 중개 수수료는 주문건당 1~2% 수준이다. 하지만, 배달앱 시장에서 공공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올해 8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으로 배달앱 시장에서 배민·요기요·쿠팡이츠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반면, 신한은행의 ‘땡겨요’를 포함한 공공배달앱의 점유율은 5.3% 수준으로 여전히 한 자릿수다.

지자체별로 입점업체 수에 차이가 있지만,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공배달 서비스인 ‘제로배달 유니온’의 경우 10월 기준으로 총 7만536곳의 업체가 입점해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유니온을 첫 출시한 2020년에 비해 올해 10월 매출액이 8.5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배달앱 시장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공공배달앱을 이용했다가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이 없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공공배달앱에서 주문 취소 당해 배민 등 민간배달앱으로 다시 주문했다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공공배달앱이 중개 수수료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달기사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소비자들을 위한 프로모션이 적기 때문에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지적한다. 프로모션을 해야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인지도가 낮으니 이용자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다발하고 있다.

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민간배달앱들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 주문 시 몇천원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요기요의 경우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에 가입하면 ▲5000원 배달 할인 2회 ▲2000원 배달 할인 10회 ▲1000원 포장 할인 무제한 등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공공배달앱들이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수료율이 낮은 이유도 운영비용을 세금으로 메우기 때문인데, 가장 중요한 서비스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으니 볼멘소리가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공공배달앱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자체들은 보다 확실한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다. 우선 프로모션을 통해 이용자와 입점업체 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민간배달앱들이 지금의 규모로 키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다름아닌 프로모션이다. 적자를 보더라도 처음부터 수수료를 낮추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해왔다. 현재는 수수료율을 높이고 있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주문할 수 있는 가게가 압도적으로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할인을 제공하고 있는 기존 민간배달앱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배민·요기요·쿠팡이츠는 지금까지 배달앱 시장에서 이용자 수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지자체들도 더이상 소중한 혈세를 낭비하는 일 없이 새로운 방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