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바타 한 번 쯤은 만들어보셨을 것이다. ‘아바타’는 가상 현실에서 자신의 분신을 의미하는 시각적 이미지를 뜻한다. 이미 우리는 오래 전부터 아바타 만들기에 익숙했다.

요즘 갑자기 PFP(Profile Picture)라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다. 카카오톡이나 각종 SNS의 프로필 사진에 독특한 ‘나만의’ 프로필 사진을 내거는 것이다. 아바타와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으며 도대체 그 단순한 프로필 사진이 무슨 가치가 있느냐고? 이것은 결국 메타버스와 지금까지의 가상현실의 차이를 이해해야 납득할 수 있는 문제다.

PFP와 아바타의 가장 큰 차이는 자기 주권, 즉 Self-sovereignty에 있다. 내 것을 진정 내가 소유하느냐 아니냐에 달렸단 뜻이다. 그저 장난처럼 보이는 것 같지만 PFP는 우리의 완전한 통제력 하에 있다.

반면 아바타는 애초에 내 것이 아니다. 싸이월드에서 한창 유행하던 ‘미니미’도 싸이월드 플랫폼이 문을 닫은 사이 사라지지 않았는가. 미니미에 옷을 입히고 멋진 장식을 달았어도 결국 싸이월드라는 플랫폼과 함께 추억속으로 스러져 갔다는 게 대표적 사례다.

PFP는 반면 어떤 플랫폼에도 호환되는 가상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아직 초기 단계라 PFP가 적용된 사례는 장난감 같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일 뿐이다. 미래에는 내 자산이 플랫폼에 상관없이 이곳저곳 결합되며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다음 수순은 그렇게 만들어진 아바타가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마인크래프트나 로블록스 상에서는 레고 조립하듯 잘 프로그램화 된 캐릭터나 공간들이 등장한다. 메타버스 상의 또 다른 특징은 이렇듯 구성요소를 자유롭게 결합할 수 있는 Composability, 즉 결합성이다.

메타버스 상의 NFT(대체불가능토큰)화 된 아바타들은 그 가치가 처음부터 정해지지 않는다. 언제 어떻게 사용될 지 누군가 정하지 않기에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나무 하나, 돌멩이 하나도 NFT가 된다면 언젠가는 가치를 가질지 모르는 일이다. 누군가 정해놓은 내러티브 속에서 그 자산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자산이 생기고 내러티브는 커뮤니티 안에서 생겨난다. 누군가 그 나무와 돌멩이로 예술작품을 만들었고 그게 유명해졌다면? 그 가치는 상상 이상의 것이 될 수도 있다. 사실 그동안 아바타들은 딱히 가치가 없었다. 그러나 메타버스 상에 갖게 되는 아바타들은 이러한 특징들을 반영해 발전해 나갈 것이다.

컴퓨터는 많아지고 있고 메타버스와 만난 아바타들은 진화하고 있다. 사용자와 그들의 아바타들이 진정한 Self-sovereignty와 Composability를 가지고 누릴 수 있도록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일 , IT조선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김민현 커먼컴퓨터 대표 kimminhyun@comcom.ai
블록체인 기반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업 커먼컴퓨터의 대표. 구글에서 7년간 일한 후 'The Internet for AI'를 목표로 커먼컴퓨터를 설립한 인공지능 전문가다. 블록체인 및 인공지능 관련 자문, 멘토 외 트레바리 등 각종 강연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