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이 24일 개최한 ‘AI 경영자 포럼’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의 방향성이 제시됐다. 이제까지 AI가 비즈니스 도구로 활용됐다면 앞으로는 AI 자체가 하나의 비즈니스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IT조선이 24일 주최한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신해동 패스트캠퍼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IT조선 DB
IT조선이 24일 주최한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신해동 패스트캠퍼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IT조선 DB
이번 ‘AI 경영자 포럼’에서는 AI 분야 핵심 트렌드, AI 기술을 보는 관점의 재정립, 기업들이 갖춰야 할 경쟁력 등을 주로 논의했다.

첫 번째 발표에서는 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가 ‘2023 디지털&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동향 분석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이지형 성균관대학교 인공지능학과 교수가 ‘인공지능 기술의 이해’를 주제로 AI에 대해 다시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세 번째 발표에서는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이 ‘AI, 금융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최근 금융 AI 트렌드를 짚어줬다.

끝으로 기업들의 AI 기반 경쟁력 확보 전략을 논의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패널토론은 윤종영 AI 양재 허브 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으며,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신해동 패스트캠퍼스 대표가 참여해 기업들이 겪는 AI 산업의 여러 모습을 논의하고, 앞으로의 AI 방향성을 제시했다.

진보와 정체기 겪고 있는 AI

가트너의 2022년 하이퍼사이클을 보면, 현재 AI 기술은 초기 도입된 기술이 어느정도 성숙도를 거쳐 대중화, 고급화 되는 과정의 커브를 그리고 있다. 빅테크 기업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를 고도화 하면서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IT조선 DB
정우진 디지털엑스원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IT조선 DB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정우진 대표는 이러한 진보가 AI를 비즈니스의 도구에서,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이동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포춘(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 중 10%가 AI 도구로 콘텐츠를 생성할 것이라는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의 AI 전망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 한다.

다만 최근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감소, AI 기업들의 매출 부재 등은 이 시장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의미로 판단할 수 있다. 정우진 대표는 기술 관점에서 비즈니스 관점으로 변화하고, 일반적인 AI에서 특정 분야에 집중되는 AI로 움직이면서 한 단계 성숙하는 과정이라고 판단했다.

성균관대학교 이지형 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IT조선 DB
성균관대학교 이지형 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IT조선 DB
이지형 교수의 두 번째 발표 내용은 앞서 언급한 AI의 기대와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요소가 된다. 이지형 교수는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도구는 아니다.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식과 규칙 기반의 ‘연역적 방법론’과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귀납적 방법론’ 사이에서 AI 기술은 귀납적 방법론이 적용되는 문제에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때문에 연역적 방법론을 주로 사용하던 조직은 귀납적 방법론을 사용하기 위한 ‘디지털 변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과 AI

세 번째 발표에 나선 오순영 센터장은 금융 산업 관점에서 바라보는 AI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금융 산업에서는 건전성, 투명성, 신뢰성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의 AI보다 ‘설명 가능한 AI’가 앞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이 2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IT조선 DB
오순영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이 24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IT조선 DB
최근 금융 시장에서는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등의 고객 지향형 서비스 ▲레그테크(AI를 활용해 금융규제를 기업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자금세탁방지 등의 규제 준수 ▲신용평가, 보험심사, 업무 자동화, 고객 데이터 분석 등의 금융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오순영 센터장은 "AI 기술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초개인화’다. 내부적으로는 검색, 직원포털, 데이터댐, 뉴스&이슈 파인더, 금리와 환율 예측 시스템에 AI를 활용하고 있고, 외부고객을 위해서는 AI금융비서, 콜센터, 월렛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과 도메인 지식의 균형이 중요

AI 경영자 포럼의 마지막은 ‘AI 시대,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라’를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AI 기술과 지식을 균형있게 확보하고 늘어나는 데이터를 제대로 가공,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IT조선이 24일 주최한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 IT조선 DB
IT조선이 24일 주최한 ‘2022 AI 경영자 포럼’에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 IT조선 DB
김종필 대표는 "기술과 도메인 지식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AI 사업을 콘텐츠에 초점을 두는 이유는 서비스로 눈을 돌리면 눈높이가 크게 올라가기 때문"이라며 "전체 AI 생태계에서 기술과 도메인 지식의 균형이라는 마인드셋이 돼야 AI 기업들이 긴 로드맵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원 대표는 "데이터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퀄리티가 AI 모델의 퀄리티를 결정한다"며 "데이터 가공에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만들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대해서는 "AI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만큼 어려운 일 뿐만 아니라 쉬운 일을 자동화하는 등 유심히 보면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퀄리티 높은 데이터 가공과 AI 기반 사업 모델 개발이 있어 신해동 대표는 ‘역량 강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대표는 "사업 체질을 바꾸다보면 인력, 역량이 바뀔 수밖에 없다. 인재에 투자하지 않고 기존 인력으로만 사업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으며, 특히 AI 분야는 인재 육성 교육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교육의 방식에 대해서는 1000시간을 학습해 근본 지식을 모두 갖추기보다 AI에 대한 넓은 이해와 활용성, 도메인 지식을 통한 문제 발견 등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AI 경영자 포럼’은 ‘2022 대한민국 인공지능 대상’의 일환으로 진행된 행사로, AI 산업 발전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이 참여해 기술 지식, 비즈니스 경험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