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가 가상자산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한 가운데, 오히려 다른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위믹스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닥사 회원사는 대형 5개사 뿐, 회원사가 아닌 거래소들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위믹스 로고 / 위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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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내 복수의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위믹스 상장을 위해 위메이드측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닥사는 지난 24일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닥사 회원사 중 위믹스를 상장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개 거래소는 닥사의 결정에 따라 오는 12월 8일 위믹스의 거래를 정지할 예정이다.

위믹스 상장을 추진하는 중소 거래소들은 닥사 회원사가 아니다.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된 가상자산 거래소는 총 27개사다. 이중 5개 거래소만이 닥사 회원사로, 나머지 거래소들은 닥사의 결정에 구속을 받지 않는다.

한 중소 거래소 관계자는 "닥사는 사실상 법적 기구가 아니며, 이들의 결정은 회원사들에게만 강제력이 있는 것"이라며 "개별 거래소의 상장과 상장 폐지는 개별 거래소의 권한"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닥사의 결정이 ‘자승자박’이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닥사는 지난 6월 설립 이후 새로운 회원사를 받지 않았으며, 지속적으로 자율규제안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중소 거래소를 배제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결정 영향 하에 있는 거래소 또한 닥사 회원사 5개사 뿐이다.

한 중소 거래소 관계자는 "닥사 회원사들과 중소 거래소들이 모여 소통한 것은 지난 9월 열린 제 3차 민정간담회가 마지막"이라며 "중소 거래소들은 지속적으로 닥사 회원사들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방안등을 공동으로 논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닥사측의 회신은 없었다"고 전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를 상장한 가상자산 거래소는 총 20개사로, 이중 국내 거래소는 닥사 회원사 4개다. 이들이 위믹스를 상장 폐지하게 될 경우 위믹스의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거래소는 없게 된다. 나머지는 모두 해외 거래소다.


24일 이후 위믹스 가격 추이 / 업비트
24일 이후 위믹스 가격 추이 / 업비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는 국내 기업이 만든 토종 가상자산인 만큼 거래량도 커 많은 거래소들이 상장을 탐냈다"라며 "중소 거래소들이 위믹스를 상장하게 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을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 가격은 상장 폐지가 결정된 24일 이후 70%이상 폭락했으나, 이후 꾸준하게 600원선을 지키며 방어에 들어갔다. 아직까지는 공모가 150원보다 4배 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

한편 위메이드는 이주 중 닥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다. 닥사의 상장 폐지 결정 과정에서 ‘담합 행위’가 있었다는 것이 위메이드측의 주장이다.

앞서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 또한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닥사는 원칙적으로 발행사를 제재할 권한이 없다"며 "거래소가 집단적으로 거래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은 명백한 담합"이라고 꼬집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믹스 거래정지를 예고한 거래소들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이라며 "또한 위믹스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이번 상장 폐지에 관계 없이 해외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