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총파업 파장이 산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의 근간인 철강업계가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조선업계도 생산 차질 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영구화 ▲적용 대상 기존 컨테이너·시멘트 외 철강·자동차·위험물·사료(곡물)·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24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하남공단에서 진행된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출정식. / 공공운수 노조
하남공단에서 진행된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출정식. / 공공운수 노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28일 첫 교섭을 가졌지만 이견만을 확인한 채 협상이 결렬됐다.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로인해 산업의 근간이라고 불리는 철강제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후 철강제의 육송제품이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해송, 철송 등을 통해 제품 출하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육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11월 출하 예정 물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7%의 물량밖에 내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상품 조기 출하 등을 통해 야적, 재고 물량을 최대한 비워두기는 했지만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장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6월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선재 1∼4공장, 냉연 2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생산한 제품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복구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해 포항제철소 복구에 필요한 장비, 자재 등의 입·출고가 원활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철강제품의 육송 출하는 중단된 상황이다"면서 "고객사 출하와 관련해서는 긴급제의 경우 사전에 출하를 해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수해 복구 설비자제 입·출고와 관련해 화물연대에 지속적으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완성차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해 철강제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동차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출고 지연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완성된 자동차 출고량은 평소와 비슷하다"면서 "화물연대에 가입되지 않은 카 캐리어를 통해 운송을 하고 있고 로드 탁송 등을 통해 대응을 하고 있다. 고객들이 출고가 지연된다는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항제철소 제품창고 검수장에서 무방향성 전기강판(NO) 코일 출하 모습. / 포스코
항제철소 제품창고 검수장에서 무방향성 전기강판(NO) 코일 출하 모습. / 포스코
다만 "현재의 대응책은 임시방편이라고 봐야한다"며 "화물연대 총파업이 길어지게 되면 출고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달물류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며 "아직까지 문제가 될 정도의 상황은 아니지만 총파업이 장기화돼 철강제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고 출연 지연 현상은 자연스럽게 발생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조선업계도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후판 등 재고가 있어 당분간은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의 장기화가 문제다"며 "총파업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재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