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위협에 경쟁력을 잃고 있는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지속가능한 생태계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동통신 3사가 손을 잡고 내놓은 인터넷TV(IPTV) ‘!PICK(아이픽)’은 글로벌 OTT에 제값을 받지 못한 콘텐츠 제공자들이 소개받은 새로운 선택지다.

28일 한국IPTV방송협회는 콘래드 서울에서 제4회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컨퍼런스(지미콘 2022)를 개최했다.

한국IPTV방송협회 지미콘 식순/ 한국IPTV방송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지미콘 식순/ 한국IPTV방송협회
이날 김원명 한국IP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몇 년간 미디어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했다. 5년, 10년 전에는 글로벌 OTT의 지금과 같은 성장을 예상치 못했다"며 "막강한 자본력과 콘텐츠 기반 글로벌 OTT가 실시간서비스와 광고를 업을 시 정체된 유료방송 시장에 큰 위협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논의 끝에 시급한 주제 2건을 선정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로는 무엇이 필요할 지, 방송통신발전기금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 학계 전문가 모시고 비전을 밝힐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축사를 맡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2차관은 "내년이면 IPTV가 출범한 지 15년이다. 이용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 유료방송 대세로 자리잡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최근 글로벌 OTT의 확산은 (기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무거운 도전이 되고 있다"며 "(정부도) 업계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어려운 부분을 함께 풀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담당은 ‘콘텐츠 생태계, 지속가능 발전 방안-!PICK’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통3사가 합작해 설립한 IPTV 브랜드 아이픽을 처음 소개했다.

김 담당은 "오랜 기간 3사 협의 끝에 상호 공감 속에서 뜻을 모을 수 있었다. 향후 3사는 지속가능 콘텐츠 유지와 발전을 위해 글로벌 OTT 이외 공급자로서 선택지가 되려고 한다"며 "콘텐츠 기획안을 글로벌 OTT에 판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저희를 살펴봐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선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과 최우정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들은 각각 ‘유료방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무엇이 우선인가?’와 ‘방송통신 진흥을 위한 방송통신발전기금,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이후 문철수 한신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도 이어졌다.

행사를 주최한 윤도한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글로벌 OTT 공세 속에서 우리 미디어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속도감 있는 제도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미콘이 국내 미디어 업계 모두의 발전과 도약을 위한 자리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