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부분의 증권사가 내년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기 힘들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밴드 최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부 증권사는 2000선이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자료=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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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내 증시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 13곳의 2023년 코스피 전망 평균 예상치는 2000~2600선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2000~2650) ▲대신증권(2050~2640) ▲삼성증권(2000~2600) ▲메리츠증권(2100~2600) ▲신한투자증권(2000~2600) ▲한화투자증권(2000~2600) ▲현대차증권(2050~2570) ▲하나증권(2050~2550) 등이 밴드 최상단을 2600선으로 예상했다. IBK투자증권은 2000~2800으로 밴드를 제시하며 비교적 높은 상단을 제시했다.

특히 내년 전망치는 지난해 말 제시된 2022년 코스피 예상 밴드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의 제시한 예상 밴드는 2600~3600선이었다. 1분기 연준 긴축과 경기 우려 등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2분기부터 상승반전 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었다.

이들은 내년 역시 상반기 저조한 흐름을 보인 뒤 하반기 반등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통화 긴축 충격으로 상반기엔 약보합세를 보이다 2분기 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면서 코스피 역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저점 통과 시점은 내년 1분기로 예상하며 2분기부터 통화정책 완화, 금리안정을 계기로 정상화가 예상된다"며 "3분기 경기 회복국면에 진입한 뒤 실적전망이 상향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이후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한국 분기 영업이익 저점 도달 시점은 2분기"라며 "3분기부터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은 플러스로 전환할 전망으로 2~3분기 중 이익 추정치 상향 전환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비중을 확대할 시기는 코스피가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해 변동성을 겪을 2분기 중"이라며 "IT(반도체, 2차전지, IT하드웨어)와 헬스케어는 이익과 스타일 측면에서 동시에 선호하는 섹터"라고 조언했다.

밴드 최하단을 2000선 이하로 제시한 증권사도 나왔다. 다올투자증권은 코스피 등락 범위를 1940~2640으로 추정했다. 실물 경기 위축 등으로 2000선을 밑돌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내년에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내년 초 증시는 환율 등 가격 변수들이 안정되고 사이클 지표들이 저점에 다다르면서 ‘상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그러나, "실물 경기 측면에서 회복세가 갖춰졌다고 보기는 힘들고 실물 지표 부진과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신용리스크 발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저를 우려했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