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폐 논란]③닥사 결정, 담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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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12.02 16:07 | 수정 2022.12.05 15:29
[편집자주] 탈 많고 말 많은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결국 상장 폐지된다. 토큰 이코노미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리라 기대를 모았던 위믹스는 각종 논란을 낳은 후 상장 2년 만에 국내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상장폐지를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위믹스의 성공을 한 마음으로 바라던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들 간의 내홍도 격화되는 형국이다. 위믹스 토큰을 다루는 과정에서 무엇을 놓쳤는지, 그리고 어떻게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짚어봤다.

닥사(DAXA)의 위믹스 상장폐지가 담합에 해당하려면 몇 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 위메이드는 닥사가 상폐 결정으로 부당한 이득을 챙긴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증명하더라도 닥사가 상폐의 정당한 이유를 입증한다면 담합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무적 상황도 닥사에게 유리한 분위기다. 닥사는 여당의 규제 성과물이자, 금융당국의 부담을 덜어주는 민간 기구다. 이들이 한 배를 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법조계 "부당 이득·경쟁 제한 입증 어려워" 중론

법조계 전문가들은 닥사 회원사가 위믹스 상폐로 이득을 보기 어렵고, 설령 이득을 봤더라도 이를 증명하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되레 위믹스 상폐로 회원사가 져야 할 위험 부담이 커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정위원회 출신의 대기업 소속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 네 곳이 위믹스를 상폐한다고 해서 어떠한 이득을 본다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오히려 위믹스 거래 지원을 종료하는 것이 투자자 보호에 합당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견해를 밝혔다.

만약 위메이드가 ‘닥사가 부당한 이득을 얻었다’는 것을 입증하더라도 또 다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위믹스가 4대 거래소에 상장돼지 않으면 위메이드의 사업이 어렵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 만약 고팍스나 다른 거래소 상장으로 위믹스 관련 사업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담합 가능성은 낮아진다.

권단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닥사가 시장 지배적지위를 남용했는 지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4대 원화 거래 시장이 위믹스 사업에 꼭 필요한 요소였는 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위믹스 상폐가 ‘시장 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공정위는 ‘닥사 회원사들이 위메이드의 거래를 부당하게 제한해 시장 경쟁 질서를 제한했는 지’ 판단한다.

권단 변호사는 "부당 공동행위 성립 여부는 경쟁 제한성과 효율성 증대 효과를 비교 형량한 결과와 실제 담합행위가 존재했는 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언급한 공정위 출신 변호사는 "위믹스 상폐의 경우 사업자간 담합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고, 거래 지원 종료로 가상자산 시장의 경쟁이 제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견해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공정위는 위믹스 상폐가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 따진다. 만약 닥사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폐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정당한 이유를 내세우고, 공정위가 이러한 주장을 받아 들인다면 담합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회·당국·닥사 이해관계 일치…시장 대표성 부족은 과제

법조계 전문가들은 공정위가 위믹스 상폐의 담합 여부를 판단할 때, 닥사의 설립 취지를 간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닥사는 ‘제2의 테라-루나 사태’를 방지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업비트가 5대 거래소 중 유일하게 루나 코인의 입출금을 열어 100억원 상당의 수수료 수익을 챙긴 게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별로 각기 다른 입출금 정책으로 투자자 혼란이 발생하니 이를 통일하라는 금융위원회와 국회의 시각도 반영됐다.

국회와 정부는 투자자 보호를 강조할 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가운데 여당은 5대 거래소에 협의체를 만들어 최소한의 거래 기준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윤을 챙기는 동시에 투자자 손실을 키우는 독자 행동을 막자는 목표다. 이처럼 닥사는 ‘거래 일관성’을 최우선 과제로 안고 탄생한 셈이다. 위믹스 상폐도 닥사 설립 취지의 일환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닥사 설립으로 여당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한편,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의 관리·감독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이게 됐다. 5대 거래소는 규제 논의 카운터파트로 입지를 굳혔다. 제도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거점이 생긴 동시에, 코인거래소나 커스터디·지갑 사업자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규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점을 얻었다. 닥사 설립은 국회와 정부, 5대 거래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닥사가 자율규제 권한을 위임받아 상폐 결정을 내렸다는 데에 별다른 이견은 없다. 즉 닥사의 결정을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상폐 결정 과정에서 발생한 중대한 하자는 담합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아닌, 상폐가 정당 했는지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대한 하자가 인정된다면, 법원은 위믹스 상폐 결정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내용의 위메이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서 블록체인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닥사의 결정은 닥사 회원사를 강제하지 않는다. 협의의 결과가 닥사를 통해 알려지는 것 일 뿐, 담합으로 볼 수 없다"며 "결정 과정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었지만, 닥사가 위믹스 상폐 결정을 내린 것 자체는 문제 삼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내 커스터디 사업자는 "닥사가 최소한의 자율규제 권한을 갖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닥사는 5대 거래소를 대표할 뿐, 업계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가상자산 전체 시장에 파급력을 미치는 결정을 불투명하고 성급하게 내려 논란을 자초한 점이 문제"라고 질타했다. 이어 "위믹스를 상폐하기 전에 커스터디, 지갑,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논의한 후 최소한의 합의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대표성을 보완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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