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자체 발행 코인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둘러싸고 위메이드와 국내 5대 디지털 자산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간 치열한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국내 게임사 중 가상자산 사업 대표 주자로 꼽히는 위메이드의 소송전 시작에 업계가 신뢰 훼손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지만 위메이드는 사업 확장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심문 내용 놓고 엇갈린 반응…신뢰 회복 우선 목소리도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는 2일 오전 위믹스 거래지원종료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사건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위메이드측과 닥사 변호인측이 참석해 위믹스 상폐 결정을 둘러싼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양측은 당초 계획에 어긋난 위믹스 유통량과 투자자들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기간 제출한 자료의 오류에 따른 신뢰 훼손 등을 놓고 공방전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투자자들이 감수해야 하는 일인 만큼 거래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거래 정지를 유예하는 방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어떤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재판부는 위믹스 거래종료일 전날인 오는 7일 가처분 인용을 결정하기로 하고 양측에 보충 자료를 추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위메이드측은 이날 심문 내용 등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심문 내용을 둘러싸고 업계는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사실상 위메이드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지난해 6월 가상통화 ‘피카’ 상장폐지에 거래소의 손을 들어줬던 재판부가 이번 심문에서 거래소에 거래 정지 유예를 언급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피카 상폐 당시 투자자들의 비판에 휩싸였던 재판부가 몸을 사리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반박도 나온다.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 및 관리 감독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하고 법과 제도의 허점이 명백한 상황에서 위메이드의 손을 들어줄 명분도 없다는 것이다.

이번 가처분 신청을 시작으로 벌어질 소송과 관계없이 위메이드가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 절차를 밟는 것이 핵심이라는 목소리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국내의 경우 가상자산과 관련한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마련돼있지 않고 단기간 해결할 수 있는 이슈가 아닌 만큼 가상자산 기업의 신뢰도가 사업 전반을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가처분 신청 인용 등을 거쳐 상폐가 지속 유예된다고 해도 이미 위믹스 신뢰가 크게 훼손됐고 위메이드가 게임 사업으로는 사실상 이렇다할 성과가 없어 블록체인 사업을 장기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우선 투자자들이 이탈하지 않을 강력한 신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투자자들의 신뢰가 반드시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어떤 상황이든 위믹스가 신뢰를 잃으면 위메이드의 사업 전반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투자자·파트너사 소통 힘싣는 위메이드…파트너사들 "지지한다"

업계의 우려를 위메이드도 인식하는 분위기다. 최근 파트너사, 투자자 등과의 소통에 힘을 싣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위믹스팀은 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커뮤니티 및 투자자 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분기별 보고서, 언론 간담회를 통해 위믹스의 성과와 현재와 앞으로의 행보를 직접 공개해온 만큼 AMA(Ask Me Anything) 컨퍼런스를 개최해 커뮤니와 투자자들간 소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AMA 컨퍼런스는 분기별 보고서 발표 이후 진행할 예정이다. 토큰 기반 커뮤니케이션 도구 ‘파피루스’를 활용한 신뢰도 더욱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다 앞서 전세계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암호화폐의 시세, 거래량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인 ‘코인마켓캡’과의 연동을 완료했고 40원더스에 쟁글 운영사 ‘크로스앵글’의 합류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위메이드 파트너사들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 블록체인 게이밍 플랫폼 에픽리그는 자사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리 투자자 위메이드와의 관계는 여전히 견고하고 혁신적인 블록체인 솔루션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의 통일된 비전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기반 웹3.0 게임사 플라네타리움랩스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현재 위믹스가 겪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위메이드와 우리의 파트너십은 굳건하다"며 "향후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을 위해 사태가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투자 펀드 OFR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OFR과 위메이드, 위믹스와의 파트너십은 여전하다"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