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보건산업이 의약품 수출 증가로 인해 소폭 증가세를 기록 중인 가운데 내년에도 바이오의약품 시장 확대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보건산업 주요 수출 성과 및 2023년 수출 전망’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수출 성과는 10월까지 집계된 통계 기록과 함께 11~12월 예측 집계를 기반으로 분석됐다.

보건산업 분야가 2020년 코로나 이후 성장하면서 국내 주요 수출 유망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 진흥원
보건산업 분야가 2020년 코로나 이후 성장하면서 국내 주요 수출 유망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 진흥원
분석결과, 2022년 보건산업(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255억 달러(33조6000억원)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 백신‧치료제 및 진단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역대 반기 최고실적을 기록했으나, 하반기 본격적 엔데믹화로 방역물품(백신·진단제품)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과 백신 등으로 전년대비 수출 증가(+23.9%)가 예상되나, 의료기기 및 화장품은 코로나 엔데믹 본격화,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수출 감소(의료기기 -7.3%, 화장품 -10.1%)가 예측된다.

올해 보건산업 월평균 수출액은 20억8000만 달러로 2019년 9월 이후 33개월 동안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다, 올해 6월 이후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보건산업 수출은 2020년 이후 7위를 유지하며, 국내 주요 수출 유망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성장을 경험한 보건산업 수출은 ▲전년도 실적의 기저효과 ▲코로나 안정화 ▲글로벌 경제 위기 등 상황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수출 순위를 유지했다.

2023년 보건산업 수출은 269억달러(35조4000억원)로 올해에 비해 5.4% 증가세를 보이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세부 산업별로는 의약품 수출이 전년대비 15.5% 증가해 101억 달러, 화장품 88억 달러(+6.7%) 의료기기 80억 달러(-6.2%) 순으로 예상된다.

지역별 수출은 아시아/퍼시픽(136억 달러, +5.8%), 유럽(68억 달러, +6.3%), 북미(42억 달러, +4.2%) 등 순이며, 아시아/퍼시픽으로의 수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해 수출이 증가했던 진단용 제품은 수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바이오시밀러, 톡신 등 항병원생물성 의약품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점유율(중분류 기준) 23.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의약품 수출은 역대 최초 단일품목 기준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말부터 급증한 백신 및 치료제 수출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의약품 전체 수출은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의 지속적인 수요로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2023년 보건산업 수출 전망. / 진흥원
2023년 보건산업 수출 전망. / 진흥원
내년도 의료기기 수출은 전년대비 6.2% 감소한 80억 달러(10조5000억원) 전망된다. 이는 초음파 영상진단기, 임플란트, 방사선 촬영기기 등 기존 주력품목은 빠른 회복에 힘입어 코로나 이전 수출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반면, 세계적으로 코로나 관련 제품의 수요가 낮아지고 있는 중인 탓에, 국내 진단용 시약 수출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글로벌 경제 위기, 중국 경기 둔화, 러·우 전쟁 등 수출 환경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내년도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한동우 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단장은 "코로나19 이후 우리 보건산업은 급격한 수출 급증 등으로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미국·중국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으로 글로벌 보건산업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며 "이에 진흥원은 수출 애로사항 등 업계의 지속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산업계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정책 지원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영옥 진흥원 기획이사 겸 원장 직무대행은 "다양한 국가에 K-보건산업이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는 점이 꽤나 고무적이다"며 "각국에 까다로운 허가제도를 넘어 수출길을 닦아놓은 만큼 보건산업 성장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