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주 회장으로…조용병 현 회장은 용퇴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8일 진옥동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진옥동 신임 회장은 이로써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만에 회장직에 오르게 됐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세대교체’를 이유로 용퇴의 뜻을 밝혔다. 당초 업계에선 조용병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뒀다. ‘예상 밖의 결과’라는 반응이지만, 진 차기 회장의 인선도 놀랍지 않은 결과라고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올해 초 올림픽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신한은행
올해 초 올림픽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 신한은행
"사상 최대 실적 이끈 경영실력 높이 사"

지난 11월 초부터 후보군을 압축해 온 회추위는 이날 회의에서 후보들의 경영성과 및 역량, 자격요건 적합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했다. 외부 전문기관의 평판조회 결과를 검토한 후 후보자 대상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심층 면접과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표결은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확대 회추위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사외이사 투표 결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만장일치로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회추위는 진옥동 후보 추천 사유로 "SBJ은행 법인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또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며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적인 성과창출 기반을 마련해 온 점,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하는 경영능력과 더불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줬다는 점을 눈여겨 봤다.

회추위는 "진옥동 후보가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며, 내외부의 역량을 축적하고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유했다"며 "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확장과 성과창출을 보여줄 적임자"라고 후보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업계에선 신한금융 회장 인선을 두고, 채용비리 혐의를 벗은 조용병 회장이 무난하게 장기집권 발판을 다질 거로 점쳤다. 마침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조치도 끝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전임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회추위 종료 후, "세대교체와 신한의 미래를 고려하여 용퇴를 전격적 결정했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종 후보로 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이어서 개최될 이사회에서 후보 추천에 대한 적정성 심의,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확정될 예정이다. 내년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진옥동 내정자는 덕수상업고, 한국방송통신대 경영학 학사, 중앙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 1986년 신한은행으로 옮겼다. 신한은행에서 일본 오사카지점,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7년 신한은행 부행장, 2019년 신한은행장에 선임됐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