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KB국민은행의 KB리브엠이 예외적으로 알뜰폰 사업을 허용 받았지만 이 이상은 안 된다는 반대 입장이 나왔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은행들에게 알뜰폰 사업권을 넘겨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8일 금융 당국이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하면 중소 유통 업체는 고사할 것이라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신규 진입하는 은행은 KB처럼 알뜰폰 사업에서 수익을 볼 생각 없이 요금 할인 및 사은품 등 금권 마케팅 경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소 유통업체와 직원들은 거대 금융 기관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가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혁신적인 서비스는 전혀 보여주지 못한 채, 예대금리차를 통해 쌓은 압도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 ‘적자를 감수하는 금권 마케팅’을 전개하며 이동통신 시장을 교란했다.

KB리브엠은 원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 시장 파괴적인 요금제와 사은품 등의 불공정한 경쟁으로 영세한 이동통신 유통업체들이 어렵게 유치했던 가입자 들을 빼앗아 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이 KB리브엠 알뜰폰 사업의 21년 손실이 184억에 이른다며, 금융이나 통신 면에서 모두 혁신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들이 시장 교란만 하고 있다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소 검토를 촉구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윤영찬 의원도 "KB리브엠은 모기업의 거대 자본 앞세워 알뜰폰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위협하고 있다"며 "건전한 시장발전과 사업자 간 상생을 위해 이동통신 자회사 수준의 등록조건 부과, 금융 수익과의 회계 분리 등 정부 차원의 대응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관계자들이 KB리브엠의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왔는데, 주무부처인 금융위는 지금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협회는 "내년도에 금융위가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하게 되면, KB국민은행 뿐 아니라 막대한 자본력 갖춘 여러 은행들이 우후죽순으로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 것이다"며 "신규 진입하는 은행들은 KB처럼 알뜰폰 사업에서 수익 볼 생각 없이 요금할인 및 사은품 등 금권 마케팅 경쟁을 전개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중소 유통업체들과 직원들은 거대 금융기관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인한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알뜰폰 사업의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반대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