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IT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큰 변화 중 하나로 ‘동영상 시대 개막’이 꼽힌다. 현재 인터넷 트래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콘텐츠 유형이 ‘동영상’인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제는 생활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으로도 고화질 영상을 쉽게 녹화할 수 있고, PC를 사용해 고품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기술적 장벽도 낮아졌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는 콘텐츠에 대한 센스를 가진 크리에이터들에 큰 기회로 다가왔다. 이미 많은 개인 ‘크리에이터’가 상업적으로도 성공적인 자리를 잡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본업으로는 물론, 개인의 취미 수준에서도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신 고성능 PC를 찾는 사람들은 중요한 성능으로 ‘영상 편집’과 ‘스트리밍’ 성능을 꼽을 정도다.

예전에는 고품질의 ‘영상’을 다루는 PC라 하면 워크스테이션 급 고가, 고성능의 시스템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편집 시스템의 기술적 측면에서도 진입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특히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시대에 들어와서는 비용 부담이 덜한 ‘코어 i5’ 수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최신 그래픽카드를 함께 사용하면 영상의 편집과 스트리밍, 게이밍 등에서 다재다능한 고성능 PC를 얻을 수 있다.

영상 편집, 스트리밍에 더 강력해진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전문 영상 편집 환경도 이제는 모두 PC 기반이다. /권용만 기자
전문 영상 편집 환경도 이제는 모두 PC 기반이다. /권용만 기자
바야흐로 이제는 누구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선보일 수 있는 시대다. 현대 사회의 필수품으로까지 자리매김한 스마트폰 만으로도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충분히 고화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전문 방송 장비로도 다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촬영한 자료들은 적절히 편집되어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탄생하는데, 개인은 물론 전문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모두 편집 환경에 PC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최근 ‘고성능 PC’ 수요에서 예전에는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영상 편집 성능의 중요성도 매우 높아졌다. 현재 대부분의 PC들이 영상 콘텐츠를 다룰 수 있는 기본적인 기능과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4K급 영상 등 고품질의 콘텐츠를 빠르게 다뤄 결과를 내는 ‘생산성’ 측면에서는 최신 고성능 PC와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최신 영상 편집 환경이 GPU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최신 PC와 이전 PC와의 성능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난다.

영상 콘텐츠의 ‘규격’도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영상 콘텐츠의 코덱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체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움직였지만, 이제는 온라인 스트리밍 유통에 초점을 맞추어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에서 사용하는 VP9이나, 차세대 표준 형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AV1 형식은 이전 규격들보다 용량과 화질에서 유리하지만, 재생이나 인코딩에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한다. 그리고, 최신 PC들은 더 높은 CPU 성능과 GPU의 지원으로, 최신 코덱도 성능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콘텐츠 작업 성능이 크게 향상된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인텔
콘텐츠 작업 성능이 크게 향상된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인텔
PC 환경은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송출하는 과정 전반에서 뛰어난 생산성을 제공한다. 특히 여러 소스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들을 한 군데 모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과정도 이제는 한 대의 PC로 충분히 해 낼 수 있다. 혹은 고성능 게이밍 PC에서 즐기는 게이밍 장면과 외부 카메라 입력을 실시간으로 조합해 고화질로 송출하는 것도 이젠 더 이상 전문 장비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러한 영상 중심의 작업 환경에서 CPU의 성능은 작업 성능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CPU의 ‘코어 수’는 영상편집에서의 절대 성능 뿐 아니라, 스트리밍을 위한 여유 자원을 확보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영상편집 환경에서 GPU를 활용하는 경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한 마지막 작업은 여전히 CPU 중심의 작업이다. 이에, ‘생산성’을 고려한 영상 작업 환경의 PC 구성이라면, CPU의 성능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영상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환경이나, 취미로 가볍게 다루는 개인들 모두에게 반가운 변화를 선보였다. 바로, 전체 제품군에 걸쳐 면적 대비 성능이 뛰어난 ‘에피션트 코어’의 수가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에서 퍼포먼스 코어의 수는 그대로지만, 에피션트 코어는 코어 i9에서 8개, i7과 i5에서 4개 더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영상 작업에 중요한 코어 수와 멀티스레드 성능이 이전 세대 대비 크게 높아졌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에피션트 코어는 12세대의 그것과 동일한 아키텍처를 사용하지만 동작 속도가 제법 올라갔다. 이 에피션트 코어는 효율을 중심으로 한 설계지만 개별 코어 수준에서는 예전의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 급 성능을 낸다.

에피션트 코어의 장점은 ‘면적당 성능’으로, 에피션트 코어 4개가 모인 모듈 한 개가 퍼포먼스 코어 모듈 한 개 정도의 크기다. 즉, 코어 한 개만 쓰는 상황에서는 퍼포먼스 코어가 훨씬 유리하지만, 멀티스레드 환경에서라면 에피션트 코어 모듈의 성능이 상당히 높아진다.

13세대 코어 i5-13600K, 12세대 코어 i7 성능 넘본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주요 라인업에서 에피션트 코어 수가 늘어났다.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주요 라인업에서 에피션트 코어 수가 늘어났다.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에피션트 코어 수가 늘어나면서, 멀티스레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영상 콘텐츠 작업 환경에서 상당한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영상의 스트리밍 환경에서도 늘어난 에피션트 코어는 성능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메인 작업과 송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에피션트 코어의 증가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체급’을 바꾸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13세대 코어 i7 프로세서는 12세대 코어 i9 프로세서와 동등한 코어 구성에 더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체급 변화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부분으로는 ‘13세대 코어 i5-13600K’ 프로세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퍼포먼스 코어 6개와 에피션트 코어 8개를 갖춘 코어 i5-13600K는 이전 세대보다 4개 더 늘어난 에피션트 코어로 이전 세대 코어 i7에 견줄 만한 멀티스레드 성능을 ‘코어 i5’의 매력적인 가격대로 제공한다. 특히, 게이밍이나 영상의 스트리밍, 편집 등 전통적으로 ‘코어 i7’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부분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다.

개인 방송이나 영상 편집에 PC를 활용하고자 할 때, 코어 i5-13600K 프로세서의 가장 큰 매력은 ‘비용 효율’이다. 특히 이전 세대의 코어 i7에 비교해도 손색 없는 성능을 코어 i5의 가격대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또한 전반적인 플랫폼 구성에서 비용적인 만족도가 높은 보급형 메인보드와 DDR4 메모리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은 비용 측면의 만족도를 더 높여줄 것이다. Z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와 함께 사용하면 오버클럭킹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덤이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 또한 영상 작업에서 제법 훌륭한 가속기로 활용할 수 있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내장된 ‘UHD 그래픽스 770’은 4K 출력이나 멀티 모니터 출력은 물론이고, ‘퀵싱크 비디오’ 기술로 다양한 영상 형식의 하드웨어 가속 처리로 더 빠른 인코딩이나 성능 부담 없는 실시간 스트리밍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따로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더라도 이와 별개로 CPU 내부의 그래픽 코어를 활성화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인텔의 아크 그래픽카드와 함께 사용하면 ‘딥 링크’ 기술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

영상 관련 작업에서도 추천할 만한 ‘코어 i5’와 ‘아크’ 조합 /권용만 기자
영상 관련 작업에서도 추천할 만한 ‘코어 i5’와 ‘아크’ 조합 /권용만 기자
13세대 인텔 코어 i5-13600K 프로세서의 매력을 잘 살리려면, PC 구성 또한 무리하게 고성능을 지향하기보다는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하는 게 바람직하다.

메인보드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성능 발휘에는 문제 없는 B660 칩셋 기반 메인보드로도 충분하다. 메인보드와 함께 고려해야 할 메모리는 이왕이면 가격 차이가 많이 줄어든 DDR5를 추천하며, 용량은 듀얼 채널 구성으로 32GB 정도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특히 DDR5 규격은 메모리 자체에 에러 보정 기능이 포함되어, 안정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

영상 콘텐츠를 다루는 데 있어 그래픽카드의 절대적인 성능 요구는 그리 높지 않으며,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3060 12GB, 혹은 인텔 Arc A750 8GB 정도면 대부분의 작업 환경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텔 Arc는 AV1 규격의 하드웨어 인코딩을 지원해, AV1 규격을 활용할 계획이 있다면 꼭 눈여겨 봐야 할 제품이다. 스토리지는 작업용 드라이브에 PCIe 3.0 이상의 1테라바이트(TB)급 NVMe SSD를, 저장용 드라이브에는 고용량의 HDD나 SATA SSD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파워서플라이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600W 정격이면 충분하며, 사용 편의 측면에서 12V 싱글레일 구성을 추천한다.

매 해 높아지는 PC의 성능은 단지 기존의 작업을 더 빨리 처리하는 것 뿐 아니라, PC로 다룰 수 있는 작업의 ‘가능성’을 넓혀 왔다. 또한 미디어의 시대에 PC는 모든 미디어 작업 과정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며, 기술적으로도 이제 보편화의 단계에 들어섰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등장은 영상의 스트리밍과 편집 모두에 만족스러운 PC를 위한 기준을 비교적 고급형 모델인 ‘코어 i7’에서 메인스트림 급 모델인 ‘코어 i5’로 낮추면서,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에 중요한 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