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과 유튜브 쇼츠를 의식한 메타 코리아가 인스타그램의 연말결산을 진행하면서 숏폼(짧은동영상) 콘텐츠 ‘릴스’의 성과 포장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김진아 메타 코리아 대표가 인스타그램 2022 연말결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김진아 메타 코리아 대표가 인스타그램 2022 연말결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변인호 기자
메타 코리아는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인스타그램 2022 연말결산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해 성과를 발표했다. 특히 메타 코리아는 이날 인스타그램의 릴스 서비스 성과를 대대적으로 알리기에 힘을 집중했다. 릴스는 인스타그램이 2021년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기능이다.

메타 코리아는 딜로이트그룹 ‘VCC 마케팅 2022’ 보고서를 인용하며 릴스의 성과를 알렸다. 이에 따르면 설문 답변자의 72.8%는 하루 한 번 이상 릴스를 이용했다.

김진아 메타 코리아 대표는 "릴스는 6개월 전보다 50% 이상 늘어난 하루 1400억회 재생됐다"며 "인스타그램에서 릴스를 시청하고 지인과 다이렉트 메시지(DM)로 공유하는 횟수는 하루에 10억회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2분기 릴스 시청시간은 1분기보다 30% 증가했다"며 "1분기 릴스 시청시간이 인스타그램 이용자 체류시간 20% 이상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메타코리아가 밝힌 인스타그램 릴스의 성과는 억지로 포장한 것에 불과해 보인다. 이는 지난 9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메타 내부 문건을 인용한 보도와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9월 기준 릴스의 하루 시청 시간은 약 1700만 시간이다. 메타 코리아가 강조한 릴스의 하루 1400억회 재생은 한개 동영상을 1초씩으로만 계산해도 1400억초(3888만8889시간)이다. 이 같은 수치 차이는 메타코리아가 연말결산 발표를 위해 인스타그램 릴스와 페이스북 릴스 재생 횟수를 합한 발표했기 때문이다. 틱톡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메타 코리아가 어떻게든 성과를 포함해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틱톡 하루 시청시간은 약 2억시간에 달한다. 릴스는 11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WSJ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릴스 참여도 감소세다. 릴스 이용자 참여는 7월 대비 8월 13.6% 줄었다. WSJ은 크리에이터가 틱톡에 올렸던 콘텐츠를 릴스에 재활용한 것을 인스타그램이 알고리즘에서 제외하며 보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타 코리아가 이날 연간 단위 성과가 아닌 분기 단위 성과만 밝힌 것도 성과에 자신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말결산에서 성과 포장을 위해 여러 정보를 끌어모은 것에 불과하다. 이날 메타 코리아는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앱 체류시간 20% 이상을 릴스 시청에 사용한다고 했다. 이는 1분기 내용이다. 릴스 시청시간이 전분기 대비 30% 증가했다는 시실도 2분기에 해당한다. 이는 모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올해 실적발표에서 밝힌 단편 정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릴스는 유튜브 쇼츠. 틱톡과 비교했을 때 주로 2위에 머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경쟁 서비스와 비교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인스타그램이 올 한해 한국 이용자들로부터 사랑받은 해시태그는 공부와 운동으로 나타났다. 올해 공부를 위한 해시태그 ‘#공스타그램’ 관련 게시물은 720만건으로 ‘#스터디플래터’, ‘#공부인증’ 등 공부 관련 해시태그가 팔로워 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가장 큰 성장세는 ‘#오운완(오늘의 운동 완료)’ 등 운동 관련 해시태그였다. 또 올해 가장 많이 태그된 지역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