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처럼 쉽게 배우고, 다양한 콘텐츠로 복습… 배움 효과 ‘극대화’
교사들의 가르칠 권리 NFT로 보장… 학생은 알기 쉽게 공부할 수 있어
세종텔레콤-큐리어드가 개발…11월 출시

"선생님 ‘박물관’ 스펠링을 몰라서 다음 레벨로 못 넘어가겠어요, 알려주세요!"

올해 11월 출시된 국내 첫 NFT 기반 게이미피케이션 플랫폼 ‘라포라포(RAPORAPO)’는 학생의 자발적인 질문을 끌어냈다. 머리를 쥐어짜며 영단어 스펠링을 외우려는 학생의 모습은 없었다. 학생들은 되레 영단어 퀴즈를 푸는 데 몰입했다. 퀴즈를 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학생들의 모습에 선생님은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12월 12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시 한 초등학교의 교실은 일반 수업시간 모습과 사뭇 달랐다. 교실 곳곳에 QR코드가 숨겨져 있고, 조별로 모인 학생들은 함께 보물찾기 게임을 하듯 QR코드를 찾아다니며 퀴즈를 풀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듯 학습을 하고 있다. / 세종텔레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게임을 즐기듯 학습을 하고 있다. / 세종텔레콤
이는 온·오프라인 연동 게임을 지원하는 라포라포 게임센터의 기능이다. 라포라포는 세종텔레콤과 큐리어드가 출시한 플랫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한 ‘2022 블록체인 민간분야 시범사업’ 일환이다. 세종텔레콤은 콘텐츠 제공자의 교육 콘텐츠 사용 이력을 하이퍼레저 패브릭에 기록한 뒤 콘텐츠가 이용될 때마다 수익이 자동으로 배당되도록 스마트 컨트랙트를 작성하는 등 블록체인 전반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큐리어드는 증강현실 기반의 다양한 학습 콘텐츠가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PDF 발행하는 QR코드 자동 생성

라포라포를 통해 선생님이 퀴즈를 등록하면 퀴즈별로 QR코드를 인쇄할 수 있도록 PDF 파일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라포라포 게임센터에는 현재 QR코드 문제를 풀면 얻게 되는 도형 카드를 모아 상대 팀과 대결을 펼치는 전략 카드 야구 게임 ‘히트&런’, QR코드를 찍어 문제를 풀고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퀴즈타임’과 ‘QR퀴즈 방탈출’ 등 게임이 있다.

게임과 교육이 접목된 게이미피케이션을 접한 학생들은 신난 분위기다. 학생들은 각자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문제를 풀고, 팀 점수를 쌓아간다. 조별 미션인 단체 포즈 촬영 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너도나도 교실 앞으로 나가 미션을 수행해 퀴즈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차근차근 퀴즈의 마지막 단계까지 완성한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뿌듯해하기도 했다.

퀴즈를 푼 후에는 의사 결정 과정을 학습할 토론, 토의, 투표 서비스 ‘라포 의회’ 과정도 있다. 1차 퀴즈를 다 푼 학생들이 추론 및 토론 문제로 넘어가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푸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학생·선생 모두 만족도 높아

이 같은 퀴즈의 토론, 토의 내용은 선생님이 창의력을 발휘해 기존 교과 과정의 예습, 복습은 물론 범교과, 창의적 체험활동, 모둠 협동 학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출제할 수 있다.

특히 선생님이 출제하는 퀴즈, 제작하는 게이미피케이션 게임 모두 NFT화해 저작권을 보장한다. 플랫폼 내 선생님이 제작한 콘텐츠가 사용될 때마다 정당하게 수익이 돌아간다. 이는 교육 콘텐츠 제작에 대한 선생님의 사기를 끌어 올릴 뿐 아니라,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수업을 연구하고자 하는 관심도 부른다는 평가다.

 라포라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실의 모습. / 세종텔레콤
라포라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교실의 모습. / 세종텔레콤
선생님은 마무리로 학생들과 퀴즈, 게임 내용에 대해 정리하고 조별 순위에 따라 상품을 나눠주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라포라포와 함께 한 수업에 학생들은 "색다르고 의미 있는 수업 시간을 보내서 뿌듯했다"며 "학교에서 게임으로 수업하니까 공부하는 게 아닌 것 같아서 좋았다"고 했다.

선생님은 "좀 더 세세한 기능을 익혀 수업자의 의도에 맞게 수업에 더 활용하고 싶다"며 "학습 내용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안태환 큐리어드 대표는 "게이미피케이션 교육 플랫폼 모델에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된 독보적인 사례다"라며 "라포라포를 통해 K12뿐 아니라 생애주기별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서비스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진 세종텔레콤 블록체인 사업총괄 부사장은 "코로나 19 이후로 어떻게 하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겁게 공부를 할수 있는지가 공교육의 과제로 떠올랐다"면서 "라포라포가 알파세대와 MZ 세대 모두에게 널리 사랑받는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