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DX기업] ③HD현대 "AI 기술 현장 적용, 초일류 조선·해양기업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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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1.03 06:00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권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유럽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일본으로 옮겨졌으며 현 시대에는 한국이 글로벌 조선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조선업계의 패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우위와 더불어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초격차를 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 조선업계의 맏형인 HD현대의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CDO(최고디지털책임자)이자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DT혁신 실장인 이태진 전무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초일류 조선·해양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HD현대가 조선부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조선업 패권은 역사적으로 흐름이 있었고 지금은 우리가 최강자의 위치에 있다. 수주 규모 면에서는 이미 중국이 우리를 앞서있지만 우리 조선산업이 세계 최고로 인정 받은 이유는 기술 우위 때문이다. 기존에 강점이 있던 설계 기술, 건조 기술, 생산 기술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제부터는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달성해야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태진 HD현대 CIO·CDO. / HD현대
HD현대는 초격차 확보를 위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앞세워 조선업 친환경,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특히 자율운항기술 개발, 스마트야드 구축을 통해 조선업 디지털 전환에 앞장설 것이다.

이중 ‘스마트야드’란 조선소 운영에 필요한 각종 정보와 물리적 설비 및 작업 환경을 자동화하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어느 조선소보다 높은 생산성과 범접할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하는 체계를 만들고 보다 안전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로하는 미래의 조선소다.

미래의 조선소를 만들기 위한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 FOS(Future of Shipyard·미래 첨단 조선소)다. FOS는 정량적으로 생산성을 지금보다 30% 끌어 올리고 배를 건조하는데 걸리는 리드타임을 30% 줄이며 불필요한 낭비 요소를 제로로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FOS가 실현되면 그 어떤 조선소도 HD중공업을 따라 올 수 없는 초격차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 DX 추진 과정에서 CAIO 직책 신설했는데 해당 직책 신설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인가.

HD현대는 쉽빌더를 넘어서 퓨쳐 빌더로 거듭나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 미래 개척하고자 한다. 새로운 미래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CAIO(AI 최고책임자)의 역할이 필수불가결하다.

우리 그룹의 중추인 조선부문은 해양 모빌리티 선구자가 될 것이고 여기에 핵심 사업은 해양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솔루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HD현대가 구축 중인 가상 조선소 플랫폼 ‘트윈포스’. / HD현대
건설기계부문는 산업 인프라 전반에 전동화와 자동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프라 솔루션사업을 핵심 역량으로 업계를 선도해나갈 것이다. 에너지부문에서도 미래 친환경 에너지 공급을 위해 디지털 기술의 접목은 필수적이다.

이렇듯 디지털 기술이 우리 그룹의 핵심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여기에 AI 기술은 가히 필수적이다. 이제 선도기업의 자격은 이제 누구보다 먼저 기업의 기술에 AI를 결합해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고 고객에게 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돼 있다. 이런 차원에서 CAIO는 그룹의 AI 관련 기술 역량을 한곳에 집중하고 난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디지털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신설됐다.

― DX를 위해서는 인재가 필요한데 인재 수혈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나.

HD현대는 성공적인 DX를 달성을 위해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혁신을 이뤄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공 경험은 빠르게 다른 부분에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시행착오를 겪는 부분에서도 개선방안을 찾아 성공적으로 DX를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각 사업부에 소속된 ICT팀을 DX전문인력으로 전환시키려 노력하고 이와 동시에 사업 대표가 DX를 선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여기에 핵심 디지털 기술 인력을 외부에서 수혈하고 내부 인력을 디지털 전문가로 전환하는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부문, 건설 및 산업기계 부문, 정유부문에서 300여명의 인원이 DX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외 전문 교육을 통해서 해마다 A·/빅데이터 인력을 추가적으로 양성하고 있으며 DX 마인드셋 교육 과정을 운영하면서 전체 구성원이 DX의 담당자 역할을 하고자 하는 자세와 책임감을 키우고 있다.

― HD현대의 DX는 어떤 분야에 적용되고 있나.

HD현대는 순수 AI 기술을 연구하는 것에 더해 AI 기술을 빠르게 현장 및 제품에 적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적용 성과 중 조선소는 위험한 곳이라는 오명을 벗고 누구나 행복하고 안전하게 일하는 조선소를 만들기 위해 과거 안전 사고 기록들을 모두 디지털화하고 사고 유형과 인과 관계를 AI로 분석해 빅데이터와 AI기반의 사고 예측 시스템을 만들었다.

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선박 플랫폼(HiDTS). / HD현대
이를 통해 매일 아침 경영진부터 현장 작업자들은 안전 빅데이터 분석 및 위험도 예측 서비스가 제공하는 당일 어떤 부서에 어떤 사고 위험이 예상되는지 예측 정보를 받아보고 있다. 사고 위험도가 높은 작업장이 예측되면 안전 관리 요원들과 작업자들은 안전 사고 예방활동을 철저히 해 사고가 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영상 인식 기술을 통해 AI가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보고 작업 진도와 예정 완료 시점을 알려주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선체 내부의 화재를 감시하거나 화물이 떨어지거나 사람이 넘어지는 것과 같은 이상 현상을 감지할 수 있는 AI 카메라가 선박 내부에서 실제 작동하고 있고 AI 선장이 운행하는 자율 운항 선박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 자율운항 기술을 바탕으로 얼마 전 세계 최초로 대형 LNG 운반선이 대양횡단에 성공했다.

FOS의 첫 단계인 ‘한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위해서도 많은 과제들이 추진되고 있다. 과거 조선소에서는 작업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어되는 장비에 센서를 부착, 통신을 가능하게 하고 데이터를 수집 및 저장, 분석해 이를 활용하는 과제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공개한 도시가스 모니터링 시스템은 도시가스의 유량, 상태, 압력을 실시간으로 계측하는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통해서 도시가스 비용 절감과 안전사고도 예방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도시가스 모니터링 시스템은 향후 용수, CO2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도 확대 적용해 에너지 종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LNG(액화천연가스) 화물창의 품질 확보를 위해 탱크 내 최적 온도, 습도를 유지를 목표로 IoT를 활용하고 있다. LNG선의 화물창은 선박이 운항할 때 저온, 고압의 액화 LNG가 저장되는 장소로 온도, 습도, 산소 포화도 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과거에는 장비를 점검하는 작업자가 5층 정도 높이의 직접 탱크에 사다리를 타고 들어가서 온도, 습도를 측정하고 적정 온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공조기를 제어하는 일을 했다. 이 작업은 단순하지만 위험하다.

이에 최근에는 공사 기간 동안 센서를 설치하고 원격으로 화물창 상태를 모니터링 해 최적의 조건을 유지시키며 최고의 품질 확보와 고객 만족도 향상에 힘쓰고 있다. 이 기술 역시 조선소 내에 도장 설비 등 최적의 환경 조건을 유지해야 하는 설비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크레인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움직이는 골리앗 크레인과 집크레인에 센서와 데이터 저장 장치를 설치하고 모든 크레인의 작동 상태와 이상 여부를 감지하고 있다. 향후 진동, 소음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한 예방 정비로 한걸음 나갈 예정이다.

아비커스의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 NeuBoat / HD현대
마지막으로 디지털 작업 실적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배를 만드는 과정의 첫 단계인 강재절단 과정에서 선주에게 중도금을 청구하는데 과거에는 철판이 잘렸는지와 조립이 되고 있는지 여부를 작업자들이 확인하고 반장들이 그 결과를 취합해 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작업 진행 상황을 확인해야만 했다.

이 작업은 작업자들이 실제 눈으로 확인하고 대화를 통해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제때 정확한 작업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오랜 기간 이러한 현상을 디지털 기술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 결과, 인식코드를 철판에 인쇄하고 그 코드를 비전 카메라로 인식하거나 PDA로 인식하는 형태로 현장에서 간편하게 실시간으로 작업 상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조선소의 운영 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고 생산 관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실적 정보가 가장 중요다. 이러한 실적 정보를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디지털 전환에 한 발 더 다가간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블록의 형상을 AI 카메라가 인식하고 도면과 매칭해 작업의 완료 상태나 품질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체계를 만드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 DX를 위해 다양한 기업, 대학과 협업하고 있는데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고 있는가.

KT와의 협업은 AI one Team의 멤버로, 또 그룹간의 각별한 인연으로 시작됐다. KT의 강점인 5G 통신을 시작으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그리고 DIGICO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AI 자격시험까지 이어지고 있다.

KT의 기업용 5G망을 조선소 전체에 적용, 골리앗 크레인과 드론에서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AI로 분석하는 기술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AI 인증제도는 KT가 먼저 사내에서 진행한 것을 우리 그룹에 적용하고자 준비 중이다. 현재 파일롯 프로그램 진행에 참여, AI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는 방안하고 제도를 정착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서울대와 협업은 조선공학과 교수들이 ‘해양모빌리티’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협업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해양모빌리티 전문학과를 신설하고 우리 그룹 인력들을 위한 전문가 양성 과정도 신설했다.

아비커스 자율 운항 솔루션 HiNAS 실행 화면 / HD현대
특히 지난달 서울대와 HD현대이 공동으로 주관해 진행한 해양모빌리티와 스마트야드에 관한 AI 포럼도 성공리에 진행됐다. 향후 서울대와 전문 인력 양성과 해양 모빌리티 관련 기술 협업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팔란티어와 협업은 팔란티어의 뛰어난 빅테이터·AI 솔루션을 기반을 우리 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HD현대는 지난해 1월 세계 최고의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등에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9월에는 팔란티어의 기업용 빅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를 조선·해양 부문 전 계열사에 도입키로 결정했다.

― HD현대의 DX,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지난해 HD현대는 창사 50주년을 맞이했다. 울산의 작은 어촌 백사장에 조선소 건립의 첫 삽을 뜬 지 50년이 지났고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났다. HD현대는 앞으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친환경,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초일류 조선 해양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 야드 구축, 자율운항 기술 개발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특히 스마트 야드 구축을 위한 퓨쳐 오브 쉽야드(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완성해 자율 운영되는 조선소를 만들고 데이터가 연결되고 최적화가 이루어져 운영되는 조선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우리 협력사와 공유해 조선 생태계 전체가 미래 조선소를 만드는데 같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 과정에서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개인들의 인식 변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데이터 공유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AI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데이터의 소유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번번히 논란의 대상이 된다. 조선업 생태계 전반의 발전을 위해 과감하게 데이터를 공유하고 그 결과 역시 공유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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