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직장에 바란다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변화한다. 자연스레 우리 사회도 과거와는 상당히 바뀌었다. 예전에는 당연시 되던 것들은 이제 당연하지 않다. 구세대는 그렇게 신세대와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등장한 단어가 ‘요즘 애들’과 ‘꼰대’다. 그만큼 갈등은 커졌다. 하지만 옛 것을 존중하지 않고 새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갈등은 봉합할 수 없다. 서로를 이해하고 개선이 절실하다. 이에 IT조선은 계묘년을 맞아 변화하는 시대에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리멤버, 요즘 직장인’ 특집을 마련했다. 직장 내 세대별 특징과 갈등 상황, 원인분석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보다 나은 조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관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2023년 계묘년을 맞는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연봉 인상을 가장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봉 인상폭은 최소 물가상승률 이상이어야 한다고 봤다. 직장인 2명 중 1명은 원격 및 재택근무 확대를 희망했다. 충분한 금전적 보상 등 기회가 된다면 이직할 수 있다는 사람도 절반 수준으로 조사됐다.

IT조선은 20대부터 50대 이상 직장인 310명을 대상으로 2023년 회사에 바라는 소원이 무엇인지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종합 비즈니스 플랫폼 리멤버의 리서치 서비스를 활용했다. 리멤버 리서치 서비스는 정교한 타깃 설문이 가능한 설문 서비스다.

5명 중 4명 연봉인상 원해…"최소 물가상승률만큼 올라야"

IT조선이 리멤버 리서치 서비스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직장인 80%가 연봉 인상(복수응답)을 원했다. 그 뒤를 이어 새로운 복지정책(40%)과 조직문화 개선(36%), 승진(23%), 신규 인력 채용(18%) 등으로 나타났다.

요즘 직장인들이 희망하는 연봉 인상률은 10% 이상을 원하는 이들이 30%로 가장 많았다. 5% 이상 7% 미만은 20%, 7% 이상 10% 미만은 17%로 조사됐다. 물가상승률 이상은 돼야 한다는 사람도 17%다. 5% 이상 올라야 한다고 답한 비중이 84%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5%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은행은 12월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5% 올랐다고 봤다.

이들에게 희망연봉 인상률을 선택한 이유를 주관식으로 묻자 ‘최소한’과 ‘현실적’이라는 키워드가 많았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물가상승률만큼은 올라야 실질 임금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절한 연봉인상률에 관한 질문에는 25%가 최소 물가상승률만큼은 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여기에 5% 이상 올라야 한다고 답변한 비율을 더하면 67%에 달한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물가에 집값이 반영되지 않고 전·월세만 반영돼 발표되는 물가상승률과 체감 물가 간 격차가 크다"며 "집 담보대출 이자가 8~9%까지 오르며 체감 물가상승률은 10%가 넘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월세, 전기세, 교통비 등 모든 물가가 체감상 10%쯤 올라 당연하게 직장인들이 물가상승률 이상 연봉이 올라야 된다고 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요즘 직장인들은 희망하는 만큼 연봉이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가 2023년 연봉을 3% 이상 5% 미만을 올려줄 것 같다고 예상한 사람이 30%, 3% 미만이 27%, 연봉동결이 12% 순으로 많았다. 연봉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69%인 셈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물가상승률은 5%정도고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은 10% 정도여서 직장인은 물가상승률만큼 월급이 올라야 한다고 볼 것인데 반해 기업은 2~3%쯤으로 인건비 상승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다"라며 "결국 대부분 기업은 올해 연봉 인상률을 정부가 발표한 5% 정도에서 직원들과 합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2명 중 1명 원격근무 확대 원해

요즘 직장인들이 회사에 가장 바라는 복지정책으로는 원격 및 재택근무 확대(45%)로 나타났다. 또 대출 관련 금융 지원(31%)과 근속 휴가 지원(28%), 간식거리 및 휴식공간(18%), 헬스케어 관련 지원(16%), 교육 및 세미나 지원(16%) 등을 희망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기타 답변으로는 2년 육아휴직 지원을 바라거나 등산·전사 워크샵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가 복지 대신 연봉 인상이나 인력 충원을 희망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원격 및 재택근무 확대를 희망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최근 기업들이 코로나19 엔데믹을 이유로 대면근무체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넥슨·엔씨소프트 등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부터 일찌감치 원격 및 재택근무를 했던 IT·게임업체도 전사 출근으로 근무체제를 전환하고 있다. 카카오는 2022년 7월부터 어디서든 일하는 ‘하이브리드형 근무체제’를 도입했다가 2023년부터 사무실 출근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근무제를 변경한다.

금전적 보상과 이직의 상관관계

대다수 시장 조사 기관은 올해 고용한파를 예상했다. 정부 역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신규 취업자가 10만명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년 81만명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경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은 2022년 10월 사업종료와 전직원 정리해고를 발표했다가 노조 및 대리점주들의 반발에 철회했다. 푸르밀은 결국 사업종료를 철회했지만 11월 30일 임직원 30%에 해당하는 130명쯤이 희망퇴직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도 상황이 어려운 모양새다. 5대 은행은 2022년 2400명쯤이 희망퇴직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에서 올해 이직 의향이 있는 사람은 44%로 나타났다. 이들이 이직을 생각한 이유로는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원해서’가 31%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업무 문화가 잘 맞는 곳에 가기 위해서가 15%, 더 많은 업무 기회를 얻기 위해가 14%로 뒤를 이었다. 만약 이직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이유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면접, 연봉협상 등 이직 과정이 잘 이뤄지지 않아서’가 61%로 가장 높았다.

김대종 교수는 "2023년은 최악의 불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재직 중인 회사에 자발적으로 퇴사한다고 하면 회사가 딱히 잡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요새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인력을 감축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직을 하고 싶어도 갈 곳을 미리 정해놓고 신중하게 옮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리멤버 리서치 서비스는 400만 현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즈니스 프로필을 바탕으로 산업·직무·직급·회사·소재지·기업규모 등 원하는 조건의 대상자를 정교하게 타깃팅 한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 매칭이 가능하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