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대중화 전략이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더블폰 연간 1000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는데, 결과적으로 목표에 근접한 결과를 냈다. 장기적으로 2025년까지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을 폴더블로 채울 예정인데,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셈이다.폴더블폰 시장을 진두지휘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넥스트 스텝’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삼성전자 내부에서 기획된 것으로 알려진 폴더블 로드맵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기존 폴드와 플립 제품의 디자인·무게 등을 지속 개선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화면 크기를 다양화하고 롤러블·스트레처블 등 이형(異形) 제품을 추가로 내놓는다. ‘갤럭시Z 시리즈’ 라인업을 확장한다. 신제품을 내놓은 구글은 물론 향후 폴더블폰을 출시할 예정인 애플 등 경쟁사와 다툰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언팩 2022(Unfold Your World)’ 행사 직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언팩 2022(Unfold Your World)’ 행사 직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노태문 사장은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 대표 간담회에서 2022년 자사 폴더블폰과 관련해 "목표한 바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폴더블폰과 관련해) 작년에는 나름대로 목표한 바에 근접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열심히 해서 2025년까지 플래그십 제품의 50%를 폴더블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사장은 2022년 8월 열린 ‘갤럭시 언팩 2022’ 행사 직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이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라며 이같은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5개월 후 열린 CES 2023에서도 폴더블폰 비중 확대를 재차 강조하며 경쟁사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갤럭시Z폴드4 /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4 / 삼성전자
로드맵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와 갤럭시플립 모델의 완성형 버전을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5 시리즈를 통해 구현한다. Z폴드5가 그 중심에 있다. 전작인 Z폴드4(263g) 무게 대비 10g 이상 줄인 250g 초반의 무게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중점 목표다.

2024년에는 기존 폴더블폰 라인업에 보급형인 라이트 모델과 화면 크기·비율이 다른 모델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화면 크기·비율이 달라진 모델로는 ‘갤럭시탭 폴드(가칭)’가 유력하게 꼽힌다. 이 제품은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 시점으로 관측되는 2024년 하반기와 동일한 시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25년을 기점으로 폴더블에 이은 ‘이형 모델’을 시장에 출시할 전망이다. 그동안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외부에 공개된 롤러블, 스트레처블 모델과 ‘Z형태’로 두 번 이상 접거나 360도로 접는 모델 등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플래그십 절반을 폴더블로 채우고 압도적인 폴더블폰 시장 1위를 지키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DSSC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2021년 90%, 2022년 80% 내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향후 폴더블 제품에 대부분의 역량을 집중하고 ‘바 형태’는 최대한 현상 유지하는 수준으로 플래그십 라인업을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년 조금씩 개선되고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갤럭시 폴더블폰 흥행에 삼성전자 무선 사업의 생존과 성장이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