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에서 한국 게임 산업을 향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사절단에 게임사가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게임 패싱은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월 14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UAE·스위스 순방에 나선다. 순방에는 경제단체 5개사와 협회 조합 2개사, 대기업 20개사, 공기업 4개사, 중견기업 12개사 등 총 43개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써 동행한다. 다만 이번 순방에 게임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가 아쉬운 반응을 내놓는 이유다. 지난 정부 대비 국내 게임 산업을 대하는 온도가 극심한 탓이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스웨덴 순방 경제사절단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게임사 3N과 컴투스 등을 포함시켰다. 2017년에는 위메이드, 펄어비스 등이 중국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그나마 이번 UAE 기업 사절단에 네오위즈홀딩스가 이름을 올렸으나 게임사로서의 참여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네오위즈홀딩스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네오플라이를 소유하고 블록체인 오픈 플랫폼 네오핀을 시장에 선보였다.

네오핀 관계자는 "네오위즈홀딩스는 블록체인 사업을 목적으로 동행한다"며 "이번 사절단 동행을 계기로 향후 여러 게임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최근 중동의 한국 게임 산업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경제사절단 배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라 국부펀드(PIF)는 넥슨에 2조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했고 엔씨소프트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방한 일정 중 모바일 슈팅 액션 게임 ‘승리의여신:니케’를 개발한 시프트업을 직접 방문하며 한국 게임 산업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는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시프트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역대 정부 중 게임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인 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윤석열 정부만큼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부의 기조에 씁쓸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