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DX기업] ⑩컬리 “안정적인 샛별배송 위해 풀콜드체인 기술 지속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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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1.20 06:00
e커머스 업체들이 빠른 배송에 사활을 걸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컬리도 ‘샛별배송’ 서비스를 내세우며 상품을 익일 배송해주고 있다. 신선식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던 컬리는 최근 화장품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검증된 상품과 샛별배송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소비 성향을 분석해 화장품으로까지 분야를 넓힌 것이다.

이처럼 사업을 확대할 수 있던 기반은 탄탄한 디지털 기술에 있다. 컬리는 전국에 위치한 물류센터에 각종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안정적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T조선은 이춘오 컬리 서비스기술연구소장을 만나 샛별배송 서비스의 기반이 된 디지털 기술들에 대해 들어봤다.

이춘오 컬리 서비스기술연구소장. / IT조선
― 다른 e커머스 기업들과 차별화 되는 디지털 기술은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해줄 수 있나.

컬리가 지금까지 샛별배송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물류 자동화와 데이터 기술이 있다고 생각한다.

밤 11시까지 받은 주문을 다음날 아침까지 배송하려면 효율적이고 차질 없는 물류 운영이 중요하기 때문에, 컬리의 디지털 기술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운영 인텔리전스(Operational Intelligence)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컬리가 활용하는 각종 물류 자동화 설비는 대량의 고객 주문을 빠르게 이행하는 근간을 이루며, 데이터는 이 모든 이행 현황을 빠르게 관찰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지원한다.

또 최적화 기술을 통해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수요 예측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각종 물류 운영 비용과 재고 폐기를 최소화하는 등 데이터 과학 기술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산 계획을 최적화하는 유전 알고리즘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그 성과를 국제 산업 공학 학회에 소개하기도 했다.

― 컬리의 물류 자동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신선 식품을 주로 다루는 컬리는 일반 물류에 비해 운영 난이도가 높다. 심지어 아마존 물류센터를 방문했을 때도 컬리 쪽이 훨씬 어렵다고 느꼈다. 신선 식품은 완제품이 아닌 것도 많고 바나나처럼 특별하게 취급해야 하는 예외도 많다. 상품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해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컬리의 독특한 포장법 또한 운영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식품·뷰티·공산품 등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상품을 다양한 형태로 포장한다.

컬리가 공들여 구축한 풀콜드체인은 결국 신선 식품의 독특한 특성에 대처하면서도 대규모 주문을 이행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을 갖춘 운영 노하우의 집적체라고 볼 수 있다.

컬리의 물류 기술은 이처럼 어려운 풀콜드체인 운영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국의 온라인 식품 배송 업체인 오카도(Ocado)가 인공지능 로봇을 활용한 완전 자동화 기술에 투자하는 것과 달리, 컬리는 사람의 업무를 돕고 효율을 높이는 기술에 집중한다.

예를 들어 사람이 일일히 움직이며 상품을 가져오는 PTG(Person-to-Good) 방식을 점차 줄이고 GTP(Good-to-Person) 방식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적의 생산 계획을 도출하고, 작업자의 이동 동선과 작업 횟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신선 식품에 특화된 AGV(Automated Guided Vehicle) 기술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컬리가 사람을 돕는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로봇이 아직 사람을 대신하기에 시기 상조라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사람보다 뛰어난 순발력과 적응력을 지닌 인공지능은 어쩌면 등장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컬리의 물류는 어렵고 복잡하며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많기에 사람의 지혜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 컬리는 뷰티 컬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는데, 신선식품과 같은 방식의 디지털 기술이 적용돼 있는지.

뷰티 컬리도 컬리의 물류센터에서 배송하기 때문에 동일한 기술을 사용한다. 또 풀콜드체인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피지오겔의 콜드테라피처럼 냉장 화장품을 배송하기도 한다. 이처럼 컬리의 물류 및 기술 인프라를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공유함으로써, 인프라 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더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지 않나 싶다.

― 디지털 신기술이 접목된 물류센터는 전국에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 더 늘릴 계획이 있나.

컬리는 현재 2세대 물류센터를 김포에 운영하고 있으며, 곧 3세대 물류센터를 구축해 운영한다. 위에서 설명한 각종 물류 자동화 설비과 최적화 기술은 대부분 이 2세대 센터에 적용돼 있다. 3세대 센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설비와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며, 세대를 거듭해 나가면서 기술 발전 또한 지속해야 할 것이다. 아마존 또한 현재 12세대 물류센터에 이르기까지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걸렸고, 지금도 새로운 설비와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컬리의 풀콜드체인 물류 기술도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 예상한다.

― AI와 빅데이터 기술 등은 물류센터에서 어떤 부분에 이용되는 것인지.

물류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데이터 기술, 특히 실시간 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한 운영 인텔리전스가 필수적이다. 수많은 고객 주문을 여러 작업자가 동시다발로 이행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갖가지 변칙적인 상황이 물류센터 곳곳에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없이는 현황을 제대로 판단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컬리의 데이터 기술은 물류센터의 현황을 관찰할 수 있는 여러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공해 물류 운영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또한 현황을 빠르게 탐지하는 것을 넘어서 근미래에 다가올 상황을 미리 예측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오늘 주문 마감 시간까지 얼마나 많은 주문을 받게 될지 사전에 알 수 있다면, 센터 내 작업 인력을 사전에 배치하고 충분한 배송 인력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 컬리는 이러한 수요 예측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물류 운영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 앞으로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물류 인프라 확보에 얼마나 더 투자할 계획인지.

아마존이 물류센터를 계속 혁신하고 있듯이, 컬리의 물류센터도 지금보다 진보한 기술을 지속 접목해 신선 식품 배송을 혁신해야 한다. 특히 데이터를 사람이 확인하고 소화해야 하는 운영 인텔리전스를 넘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영의 세부 조율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운영 자동화(Automated Operation) 기술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최근 성능을 입증한 딥러닝 기술을 물류 운영 전반에 접목해 볼 예정이다. 이미지 및 동영상 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일일히 확인하기 버거운 기계 결함이나 포장 오류를 탐지하거나, 작업자의 불필요한 반복 업무를 줄여주는 등 사람을 돕는 인공지능 기술로 물류에 기여할 기회가 많다.

― 빅데이터나 AI 같은 디지털 신기술이 확대되면서 규제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공개된 인공지능은 숙련된 화가처럼 그림을 그리고, 프로그래머처럼 앱을 만들어 내는 등 인간만의 영역이라 여겨왔던 고도의 창작 능력까지 위협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향상될수록 기술 오용의 가능성도 커지고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우려도 높아지리라 예상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은 기계보다 훨씬 더 뛰어난 상황 인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돌발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산업 현장에서는 결국 사람이 최종의 보루로서 기계를 감독하고, 통찰력을 발휘하여 전체를 조율해야 할 것이다.

컬리의 경우도 물류 기술의 방향성은 인공지능으로 사람을 통제하거나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기계는 정해진 방식과 한정된 속도로 작업할 수 밖에 없어, 배송 물량이 폭증하고 업무량이 증가하면 기계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일례로 인공지능 기술을 많이 활용하는 아마존의 최신 물류센터조차도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중에는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쏟아지는 물량을 해소한다.

― 빅데이터나 AI기술에는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데, 가장 큰 메리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운영 인텔리전스가 중요한 컬리에 있어 데이터 기술 인프라는 마치 사람의 눈과 손을 연결하는 감각 신경과도 같다. 이 감각 신경을 통해 비즈니스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려 더 큰 손실이나 비효율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기술에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고 본다.

물론 사람의 신경 세포도 온 몸 곳곳에 세밀하게 배치되지 않듯이, 모든 데이터를 계획없이 모으는 것은 불필요한 낭비를 야기한다. 적재적소에서 꼭 필요한 데이터만 모아 활용하고 비용 대비 효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 또한 비용 대비 효용을 반드시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특히 물류센터와 같은 대규모 시설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은 인공지능으로 영어 자습 앱을 만드는 것과는 비용 규모의 차원이 다르다.

아마존도 새로운 자동화 기술을 물류센터에 적용할 때는 크고 작은 검증을 수개월에 걸쳐 진행하며, 생산성 개선과 비용 대비 효용을 면밀하게 관찰한다고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기술 연구보다 기술 적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최신 유행 기술에 무조건 발맞춰 투자하기보다는 비즈니스에 실질 혜택을 가져올 알짜 기술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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