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브랜드(이하 제네시스) SUV GV80을 떠올릴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럭셔리'다. 웅장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 다양한 최첨단 기술까지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SUV로 흠잡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럭셔리한 이미지 때문에 GV80이 도시의 도로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GV80은 럭셔리함과 버금가는 실용성을 갖추고 있어 어떤 도로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발현하는 모델이다.

GV80. / 조성우 기자
GV80. / 조성우 기자
고급스러운 실내·외 디자인…넓은 실내공간에 성인 남자 4명도 거뜬

눈이 많이 오던 1월의 어느날, GV80 3.5 터보 4WD(7인승)와 인천에서 서울, 강원도 평창까지 왕복 500㎞ 가량의 여정을 함께했다. 이번 여정에는 성인 남성 4명이 함께했다.

처음 마주한 GV80은 ‘웅장’했다. 4945㎜의 전장, 1975㎜의 전폭, 1715㎜의 전고를 바탕으로 한 차체는 대형SUV의 존재감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전면부에 위치한 방패 모양의 대형 크레스트 그릴과 좌우의 쿼드램프가 차를 더욱 크게 보이는 효과를 연출했다.

측면의 완만한 포물선인 파라볼릭 라인과 그 밑으로 뻗은 애슬래틱 파워 라인, 지매트릭스 문양이 적용된 22인치 휠 등을 통해 차의 볼륨감이 강조됐고, 후면은 전면 램프와 동일하게 상하 2단으로 분리된 슬림형 쿼드 리어램프가 적용돼 디자인 통일성을 구현했다.

플래그십 SUV답게 실내 디자인도 고급스러웠다. 브라운·스모키 투톤을 통해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고 송풍구가 전면부 중앙을 가로지르며 실내가 넓어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불러왔으며 센터페시아에 자리잡은 14.5인치 디스플레이와 최소화된 물리적 버튼 등이 하이테크적인 느낌을 줬다.

깔끔하고 직관적인 스티어링휠과 크리스탈을 연상케하는 전자식 변속기 등도 GV80만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GV80 실내. / 조성우 기자
GV80 실내. / 조성우 기자
2955㎜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실내공간은 광활했다. 운전석을 한껏 편하게 조절한 상태에서 2열에 180㎝ 성인이 앉아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또 2열 독립 시트, 공조장치, USB 포트 등이 있어 편안한 이동이 가능했다.

다만 5인 이상이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휠베이스가 2955㎜로 팰리세이드(2900㎜)보다 크긴 하지만 천장이 낮아 불편했다. 3열을 적재공간으로 활용한다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2열까지 폴딩할 경우 차박도 가능하다.

묵직한 주행감·빠른 반응 속도…눈길 등 험지도 문제 없어

GV80에 올라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처음 가속페달을 밟고 주행을 시작했을 때 묵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게가 2.2톤에 달하고 무게중심이 낮게 조절돼 있어 묵직한 주행감을 느꼈던 것이다.

묵직하다고 해서 굼뜬 것은 아니다. 최대 380마력, 최대토크 54㎏f·m를 바탕으로 부족하지 않은 가속력을 선보였다. 강원도 평창으로 향하는 언덕길도 무난하게 주행했으며 코너를 빠져나갈때도 쏠림현상 없이 안정적이었다.

반응속도도 나쁘지 않았다. 거대한 차체, 무거운 무게 등으로 인해 스티어링휠 반응 속도가 느릴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원하는 순간, 원하는만큼 조향이 가능했다.
정숙한 주행능력도 훌륭했다.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기술이 적용돼 노면의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고 풍절음도 없었다. 고속 주행시 시트가 에르고 모션 시트가 몸을 잡아줘 안정적인 주행을 돕기도 했다.

이외에 HUD, 고속도로 주행 보조 II 등 다양한 편의·안전사양들이 안전한 드라이빙 환경을 조성해줬다.

GV80 적재공간. / 조성우 기자
GV80 적재공간. / 조성우 기자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양한 주행모드의 성능이었다. GV80에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노멀모드 이외에도 ▲스노우 ▲머드 ▲샌드 등의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시승 당일 강원도 평창에 많은 눈이 내려 운행에 어려움을 겪는 차들이 많았고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렇지만 스노우 모드를 전환한 이후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 미끄럼, 밀림 등 없이 안정적으로 눈길을 빠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시승을 통해 GV80이 단순한 럭셔리 SUV 아닌 주행능력, 실용성까지 겸비한 SUV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의 도로뿐만 아니라 산, 바다 어디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는 SUV로 많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