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이 유럽에서 금지당할 위기에 처했다. 티에리 브레튼 EU 집행위원회 위원이 틱톡에 각종 콘텐츠가 여과없이 노출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EU는 또 틱톡이 개인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틱톡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페이스북 갈무리, 틱톡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페이스북 갈무리, 틱톡
20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티에리 브레튼 EU 집행위원회 위원은 성명을 통해 "틱톡 등 플랫폼이 겉보기에는 재미있지만 무해한 기능 뒤에 위험을 숨겨뒀다"며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묘사하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성명은 브레튼 집행위원이 저우서우즈 틱톡 CEO와 통화한 직후 나왔다. 이는 아르헨티나 산타페주에 사는 12세 소녀 밀라그로스가 17일(현지시각) 틱톡 ‘블랙아웃 챌린지’를 하다 사망한 사건의 영향으로 보인다.

블랙아웃 챌린지는 기절할 때까지 숨을 참는 것에 도전하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 틱톡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블랙아웃 챌린지에 도전하다 질식하거나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는 사고가 주기적으로 발생해 세계적으로 문제로 지적된 이슈다. 하지만 틱톡에는 여전히 이런식의 문제적인 동영상이 꾸준히 등장한다.

브레튼 집행위원은 "이용자가 몇 초 만에 해로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젊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더 큰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틱톡에 꾸준히 등장하는 문제의 영상은 EU의 콘텐츠 규칙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하는 것이다. DSA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은 인종·성별·종교 관련 차별 발언, 혐오 콘텐츠, 학대 등 불법행위 관련 콘텐츠를 인지한 즉시 제거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또 플랫폼은 EU가 요구하는 항목을 보고해야 한다. DSA를 위반하면 2024년 2월부터 글로벌 매출 최대 6%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되거나 EU 서비스가 금지된다.

브레튼 집행위원은 틱톡이 DSA를 제대로 지킬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한 셈이다. 이에 캐롤라인 그리어 틱톡 대변인은 "DSA와 다른 EU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또 있다. 틱톡의 정보 유출 우려다. 브레튼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해당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가 이용자 정보를 유럽 밖으로 유출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이미 미국에서 제기된 우려다. 미국은 최근 정부기관, 의회, 주 정부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브레튼 집행위원은 "플랫폼이 수집한 데이터가 다른 나라의 정치·경제 이익을 위해 사용되면 안된다"며 "틱톡은 DSA가 시행되면 EU 집행위원회 첫 정밀조사 대상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