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의 2022년 4분기 영업이익이 'IT기기 혹한기'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중국 봉쇄 조치에 따른 애플 아이폰14 생산 차질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LG그룹 여의도 사옥 전경 / 조선일보 DB
LG그룹 여의도 사옥 전경 / 조선일보 DB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 5477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1.5% 증가, 영업이익은 61.8% 감소했다.

LG이노텍 측은 "4분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주요 공급망의 생산차질,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TV·PC·스마트폰 등 IT수요 부진, 원달러 환율의 하락 등 여러 악재로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애플을 큰 손 고객으로 둔 LG이노텍은 아이폰14용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회사다. 지난해 말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면서 아이폰 최대 생산기지인 폭스콘 장저우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졌다. 이같은 생산차질이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고객사 신모델향 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이 증가했고,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관련 수요가 확대되며 DC/DC 등 전기차용 파워, 조향용 모터 중심으로 공급이 늘어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이노텍은 2022년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연간 매출 19조 584억원, 영업이익 1조 2718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부터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갔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1%, 영업이익은 0.6% 늘었다.

LG이노텍은 카메라·3D센싱모듈 등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기판 등을 공급하는 기판소재사업과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부품을 판매하는 전장부품사업도 매출 확대를 뒷받침했다.

사업부문별로는 광학솔루션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5조 63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27% 늘었다. 고객사 신모델향 공급이 본격화하며 스마트폰용 멀티플 카메라모듈, 3D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8%, 전분기 대비 10% 감소한 391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방산업인 TV·PC·스마트폰 등 IT 수요 부진과 연말 고객사 재고조정 영향이 크다.

IT기기 수요가 침체되면 고객사는 대체로 기존에 확보한 재고를 우선적으로 소진한다. 이 기간 새로운 부품을 주문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사 입장에선 주문이 줄어 부품 판매가 감소한다.

전방부품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45%, 전분기 대비 11% 증가한 42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6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수요가 늘면서 DC/DC 등 전기차용 파워와 조향용 모터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

LG이노텍 측은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