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시리즈를 시작으로 올해부터 갤럭시에도 위성통신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 스페이스X도 국내 정부에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을 완료한 상태로 2분기부터 국내 사업 시작을 선언했다.

모든 정황이 국내 위성기반 스마트폰 긴급구조 요청 서비스 시작을 가리키고 있다. 통신 음영 지역이 사실상 없는 국내 특성상 유료인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다. 스타링크가 이 작은 시장을 바라보고 한국에 오는 것은 아니다. 6G 시대에 앞서 스마트폰 서비스를 테스트베드로 삼을 계획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k)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CEO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면담은 윤 대통령이 머스크 CEO와 글로벌 기술 혁신에 대한 의견을 교환함과 동시에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한국에서의 투자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론 머스크(Elon Musk)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CEO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면담은 윤 대통령이 머스크 CEO와 글로벌 기술 혁신에 대한 의견을 교환함과 동시에 전기차 생산과 관련한 한국에서의 투자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뉴스1
29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화웨이가 스마트폰 위성 통신 구조 기능을 도입했고, 삼성전자도 이르면 차주 공개 예정인 갤럭시S23 시리즈에 이 기능을 탑재한다.

퀄컴은 올해 초 CES 2023에서 스냅드래곤8 2세대 기반 위성통신 기술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를 공개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을 탑재하는 스마트폰은 위성통신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 생산 칩인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의 AP를 교차 적용해왔다. 하지만 엑시노스 2200을 탑재한 갤럭시S22 시리즈에서 발열과 성능저하 등 논란이 발생하자 갤럭시S23 시리즈부터 전량 퀄컴 스냅드래곤 AP를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1, 2위 스마트폰에 모두 위성통신 기능이 생기는 것이다. 때맞춰 지난해부터 애플과 협력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저궤도위성 사업자 스페이스X도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부터 탑재한 긴급 SOS의 충돌감지 기능은 말그대로 충돌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구조요청이 되는 것이다. 통신이 터지지 않는 곳에서도 위성통신으로 메시지가 전송된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통신이 터지지 않는 절벽 아래로 추락한 운전자가 이 기능으로 자동 구조 메시지가 전송돼 구조된 일화도 있었다. 이에 스마트폰 위성통신 기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도 유사한 기능이 있긴 하다. 흔히 말하는 위성위치확인서비스(GPS)다. GPS도 인공위성 중 하나로 인공위성에서 신호 데이터를 받아 위치 정보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SOS 서비스처럼 통신이 터지지 않는 지역에서 자동으로 구조 메시지를 보내지는 못한다. 나무나 지붕 등 하늘과 구조자 사이에 장애물이 있으면 위성통신이 어렵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대비해 한국에도 위성통신 기반 SOS 서비스가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실제 서비스가 상용화 된다 하더라도 저변 확대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국 통신망이 구축돼 있는 국내 통신환경 특성 상 거의 쓸일이 없다.

특히 해당 서비스가 유료로 제공될 경우 이용자 찾기가 더 어렵다. 애플도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 몇개 국가에서 우선 운영하고 있는데 2년간은 무료로 제공하다 이후 유료 전환 예정이다.

이처럼 사업성 낮은 한국 시장에 스페이스X가 진입할 예정인데, 스페이스X는 단순히 스마트폰 긴급구조 서비스의 수익을 노리기 보다 앞으로 상용화될 6G의 테스트베드로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6G는 지상 기지국과 저궤도 위성 간 연결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통3사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은 앞다퉈 6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6G는 지상의 통신 기지국과 저궤도 위성간 협업이 필요한 기술이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했던 저궤도 위성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KT샛 등 국내 위성통신 사업자는 물론 이통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6G 경쟁에서 외산 업체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에는 지상망이 촘촘해 스타링크의 위성통신이 필요한 곳은 해상이나 항공 등이 될 것이다"며 "이동통신사들이 하는 서비스들을 그들이 대체할 수는 없고 보완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아직 명확한 사업방향이 공개되지 않아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