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83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여파로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회사는 올해 프리미엄 시장 확대와 물류비 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전경 / 조선일보DB
LG전자 여의도 사옥 전경 / 조선일보DB
LG전자는 2022년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2022년 연간 매출 83조4673억원, 영업이익 3조551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5%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둔화되고, 원자재 상승 등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LG전자는 올해 새롭게 반영되는 물류비 등을 통해 수익성 일부를 개선할 수 있다고 봤다. 그동안 코로나19로 해상·항공 운임이 급등하는 등 물류비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었지만, 올해부터 물류비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물류비는 원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LG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선사와 재계약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물류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원재료값 하락 효과는 반영되고 있고, 물류비 인하 효과는 1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상반기는 수익성 중심의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며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하반기 수요 개선에 적극 대응하는 등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환율 변동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사는 "원달러 환율 하락시 본부별 실적은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전사 차원에선 지역별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환율 변동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큰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당사는 2조원 초중반대 수준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2023년도 설비투자는 기존 사업 역량 유지와 강화, 지능화, 디지털 전환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하는 데 집중하며 2조원 중반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가전사업 수익성은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식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가전 시장 수요는 올해도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조 등 거시 경제 여건이 하반기 이후 다소 개선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한편 그동안 준비해 온 볼륨존 제품을 확대해 수요 감소 영향을 극복하고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TV 사업과 관련해서는 "LCD 패널 가격은 급격히 하락했으며, 수익성 악화로 패널 공급업체들이 생산 가동을 조정해 추가적인 인하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레드와 LCD간 가격 차이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유럽 TV 전력규제 대응 상황도 공유했다. LG전자는 "8K TV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제사항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며 "기준에 부합하는 사전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효율이 좋은 OLED TV를 주축으로 사업을 운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며 규제에 부합하도록 모든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장사업의 경우는 내부 수주 역량을 통해 견조한 매출 성장을 기대했다. 회사는 "올해 자동차 수요 감소에 따른 (전장)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신규 프로젝트 추가 수주로 시장 대비 고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 확보된 수주 물량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수익성도 SCM(공급망 관리)과 생산 효율성을 높여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