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뒷걸음질쳤다.

삼성전자는 31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2년 4분기 매출 70조 4600억원, 영업이익 4조 3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감소한 것은 8년 만이다.

연간 기준으론 매출 302조 2314억원, 영업이익 43조 37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8.1%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3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감소하며 빛이 바랬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라인 /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라인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반도체(DS) 사업부문의 부진이 영업이익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DS부문은 2022년 4분기 매출 20조 7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이 2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가 전망치인 1조원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2021년 4분기(8조 8400억원) 대비 97%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부문에서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스템LSI 역시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 반면, 파운드리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최대 분기 및 연간 매출을 달성했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해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디스플레이(SDC) 부문은 4분기 매출 9조 3100억원, 영업이익 1조 82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지만,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대형은 연말 성수기 TV용 QD-OLED 판매가 확대되고 LCD 재고 소진으로 적자폭이 완화됐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42조 7100억원, 영업이익 1조 6400억원을 거뒀다.

모바일(MX)는 스마트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인해 매출과 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네트워크는 국내 5G망 증설과 북미 등 해외 사업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네오 QLED와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생활가전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고, 하만은 전장사업 매출 증가와 견조한 소비자 오디오 판매로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환영향은 달러화 강세가 부품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전분기 대비 500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2022년 4분기 연간 법인세비용이 연결재무제표상 감소한 것은 자회사 배당금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세법 개정에 따라 단순 회계 처리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여부를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 콘퍼런스콜을 통해 감산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