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의 한국 지사인 ASML 코리아가 불황 속에서도 임직원 임금을 인상했다고 31일 밝혔다.

네덜란드에 있는 ASML 본사 / ASML
네덜란드에 있는 ASML 본사 / ASML
ASML코리아는 올해 임직원들의 평균 임금을 11.8% 인상한다. 2022년 평균 임금 인상률 18.3%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임금 인상률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 및 인원 감축을 진행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ASML 측은 "2022년 이전에도 업계 보상 수준을 수년간 면밀히 분석해 매년 임직원들에게 경쟁력 있는 보상을 제공해 왔으며, 근속 연수 5년 이상 직원의 경우 지난 5년간 평균 누적 임금 인상률이 6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SML코리아는 올해 임금 상승률을 반영해 신입 사원 초임 연봉도 높였다. 대졸 엔지니어의 초임 연봉은 기본급 기준으로 학사 졸업일 경우 4800만원, 석사 졸업은 5100만원으로 책정된다. 이는 성과급이나 고정 수당을 포함하지 않은 금액으로 모두 포함할 경우 신입 엔지니어링 초임 연봉이 6500만원에 육박한다.

다양한 복지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에 이틀까지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CS 엔지니어의 경우 3일 근무하면 3일 쉴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연차 휴가 소진 인센티브 지급과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야외 뮤직 페스티벌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트렌드도 반영했다.

ASML은 25일 진행한 2022년 실적 발표에서 매출은 212억유로(28조 2981억원), 매출 총이익률은 50.5%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 늘었지만 이익률은 2.2% 줄었다.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가속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있지만, ASML의 극자외선(EUV)과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장비 출하와 최고의 장비 성능 유지를 위한 인재 확보는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또 "ASML은 글로벌 구성원 모두가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보상과 근무 환경 조성에 앞장서 나가며 우수한 인재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