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메라 개발 담당 부서는 별자리 동호회를 따라다니며 전문장비 없이 별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연구했다. 유튜버 등을 인터뷰하고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을 모두 읽어보며 사용자 니즈를 연구했다. 카메라 성능으로 주목받는 갤럭시S23 울트라 제품이 탄생한 배경이다.

IT조선은 2일(현지시각) 갤럭시 언팩 행사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조성대 삼성전자 MX사업부 비주얼 솔루션 팀장(부사장)을 만났다. 조 부사장은 2004년 삼성전자에 카메라 멀티미디어 개발 담당으로 입사해 19년째 카메라 개발을 맡았다.

조성대 삼성전자 MX사업부 비주얼 솔루션 팀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조성대 삼성전자 MX사업부 비주얼 솔루션 팀장이 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23 울트라는 역대급 카메라 성능을 탑재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슈퍼 쿼드 픽셀을 탑재해 2억화소 카메라로 어두운 환경에서도 쉽고 정확하게 포커스를 잡는다. 콘서트장 같은 어둡고 역동적인 환경에서도 전문가급 퀄리티의 사진을 바라는 최근 고객 심리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조 부사장은 "카메라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진을 촬영하는 시점이다"며 "어느 시점에 어느 조합의 센서를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큰 만족을 줄까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내에는 기능 부서와 사용성 부서 등이 있다"며 "정기적으로 여러 국가를 다니며 설문조사를 통해 습득한 결과물을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은 후 다시 서베이하는 식으로 (고객의 만족 지점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반응에 따라 셀피(셀프카메라) 컬러톤울 내추럴과 웜톤 두 가지로 정했다. 전작에서는 내추럴과 브라이트 모드가 있었지만, 니즈 조사를 지속하다 보니 사용자들이 웜톤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특히 한국인의 웜톤 선호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타 국가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의 전면카메라는 내추럴 모드를 기본으로 설정하고, 한국에서는 웜톤을 기본 모드로 정했다. 사용자 반응을 지속 모니터링해 국가별 기본 모드 지정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갤럭시S23 울트라 시리즈 / 삼성전자
갤럭시S23 울트라 시리즈 / 삼성전자
갤럭시S23 울트라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전문 장비 없이 별을 정확하게 촬영할 수 있는 하이퍼랩스 기능이다. 이는 조성대 부사장이 삼성멤버스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글을 보고 개발에 착수한 기능이다.

보통 별자리를 촬영하려면 고가의 전문 장비가 필요하지만, 이를 들고다닐 필요 없이 갤럭시 카메라만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개발에 나섰다.

조 부사장은 "별자리 동호회 분들과 같이 별을 보러 간 자리에서 갤럭시S23 울트라로 사진을 찍었는데 주변에서 다들 놀랐다"며 "초보자부터 사진 고급자까지 만족할 수 있는 카메라를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과거 달고리즘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달고리즘은 한 유튜버가 제기한 문제제기로, 주요 내용은 스마트폰으로 달 표면을 촬영한 후 인공지능(AI) 기반 후처리가 과도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조 부사장은 "별은 달처럼 정확한 무늬를 표현해 줘야 되는 게 아니라 그 위치에 있는지를 판단한 후 사진에 담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별은 전통적인 이미지 스태킹 방식을 적용해 짧게 많이 찍는데, 조그만 별은 사진으로 담을 때 노이즈인지 별인지 굉장히 헷갈릴 만큼 잘 담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할 때 AI가 개입되는 부분이 제일 마지막에 들어가는데, 이 부분은 사용자 선택 옵션으로 제공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달을 찍는 방법은 DSLR 찍는 방법과 100% 같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