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계묘년 신차 러시의 선봉장인 GMC 시에라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뛰어난 상품성을 통해 국내 풀사이즈 픽업트럭 시장을 개척하는 것 뿐만 아니라 SUV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시에라의 출시에 대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지만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작은만큼 판매량 흥행에는 의문부호를 붙였다.

GMC 플래그십 픽업트럭…"성능·디자인·매력 뛰어넘는 차 없다"

GMC 시에라. / 조성우 기자
GMC 시에라. / 조성우 기자
한국GM은 7일 서울 세빛섬에서 ‘GMC 시에라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를 개최하고 시에라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시에라는 1987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5세대를 거친 초대형 픽업트럭이자 한국GM이 올해 출시를 예고한 6종의 신차 중 가장 첫번째로 선보이는 모델이다.

국내 출시되는 시에라는 최고급 사양인 드날리 트림의 5인승 크루캡 숏박스 모델로 전장 5890㎜, 전폭 2065㎜, 전고 1950㎜다.

시에라는 이를 바탕으로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2열 레그룸의 크기는 1102㎜로 1열에 레그룸에 준하는 정도의 공간이다. 또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넓고 깊은 IP어퍼 글로브 박스와 센터 콘솔, 2열 시트백 및 하단의 히든 스토리지 등도 적용됐다.

시에라는 최대 3945㎏에 달하는 견인력을 구현했고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 및 커넥터, 히치 라이트,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손쉬운 트레일러 체결을 지원한다.

또 스웨이 컨트롤 기능이 포함된 스테빌리트랙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 및 트레일러의 하중에 따라 브레이크 압력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 트레일러 존까지 감지하는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외관 디자인의 경우 프런트 페시아 시그니처 드날리 크롬 그릴과 C쉐입의 시그니처 LED 주간 주행등 및 듀얼 형태의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또 크롬 인서트가 들어간 보디 컬러 범퍼, 크롬 프런트 토우 후크와 크롬 아웃사이드 미러 등 차량 곳곳에 LED와 크롬이 활용됐다.

GMC 시에라 실내. / 조성우 기자
GMC 시에라 실내. / 조성우 기자
국내 시장에만 선보이는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은 전면 LED 블랙 GMC 엠블럼과 후면 블랙 GMC 엠블럼, GMC 로고 프로젝션 퍼들램프, 앞·뒤 휠하우스 하단에 적용되는 머드가드, 어두운 곳에서 적재 공간 승하차 시 안전을 확보해 주는 테일게이트 스텝 라이팅 등 차량 곳곳에 LED램프와 프리미엄 액세서리가 적용됐다.

실내 디스플레이의 경우 13.4인치의 고해상도 컬러 터치스크린과 네 가지 모드로 변경이 가능한 12.3인치의 디지털 컬러 클러스터, 15인치 멀티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통합 40.7인치 화면으로 구성됐고, 최대 300% 향상된 후방 시야를 확보해 주는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4대의 카메라를 통해 360도 모든 각도에서 실시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와 케이블 연결 없이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를 제공하는 GM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도 적용됐다.

아울러 시에라에는 6.2ℓ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10단 자동변속기와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통해 연료 효율을 높였다.

이외에 GM의 사륜구동 기술인 오토트랙 액티브 4x4 시스템과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가 탑재됐다.

한국GM은 시에라를 향해 높은 기대감을 표출했다. 아메리칸 전통 픽업트럭의 프리미엄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현하겠다는 것이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GMC는 120년 전통을 가지고 있다"며 "시에라가 픽업트럭 세그먼트를 재정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쉐보레에서 캐딜락 그리고 GMC에 이르는 각 브랜드별 다양한 제품들은 차량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싶어 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며 "나은 메인스트림 차량을 원하거나 프리미엄, 럭셔리 세그먼트를 경험하고 싶은 고객들에게 ‘진정한 아메리칸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GMC 브랜드 및 신제품의 국내 출시에 맞춰 방한한 몰리 펙 GMC·뷰익 최고마케팅책임자는 "GM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인 한국에 GMC를 소개하게 돼 매우 기쁘며 GMC 브랜드로 국내 픽업 및 SUV 시장의 리더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모델 다양화·틈새시장 개척은 긍정적…작은 시장·부담스런 가격에 흥행은 미지수"

한국GM은 시에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며 공개할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공격적인 목표 판매량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또 9330만원부터 시작하는 시에라의 목표 타겟을 프리미엄 라이프를 지향하는 4~50대 남성으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GMC 시에라 2열. / 조성우 기자
GMC 시에라 2열. / 조성우 기자
정정윤 한국GM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시에라를 선택하는 고객들은 그들만의 특별하고 프리미엄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것으로 본다"며 "레저 혹은 일상생활에서도 시에라를 활용할 것이다. 픽업트럭에 대한 생각이 한국과 미국에서 다를 수 있겠으나 시에라를 통해 변화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에라의 국내 출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델 다양화를 통한 라인업 확충과 풀사이즈 픽업트럭 시장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GM에서 OEM을 통 여러 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다양성을 넓히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국 본토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픽업트럭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쌍용차 중심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시에라를 비롯한 다양한 경쟁모델들이 등장하면서 경쟁을 펼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것 역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픽업트럭은 짐을 많은 실은 상태로 고속주행이 가능해야 하는데 국내 완성차업계가 잘 하지 못하는 시장이다"며 "한국에 없는 시장을 노린 틈새시장 전략으로 보이며 프리미엄 픽업트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왼쪽부터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 몰리 펙 GMC·뷰익 최고마케팅책임자, 정정윤 한국GM 최고마케팅책임자, 카를로스 미네르트(Carlos Meinert) 한국GM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 / 조성우 기자
왼쪽부터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 몰리 펙 GMC·뷰익 최고마케팅책임자, 정정윤 한국GM 최고마케팅책임자, 카를로스 미네르트(Carlos Meinert) 한국GM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 / 조성우 기자
다만 이들은 시에라의 흥행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붙였다. 규모 자체가 작은 픽업트럭 시장과 부담스러운 가격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오토캠핑 등 아웃도어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픽업트럭 시장도 커지기는 했지만 절대적으로 봤을 때 아직도 작은 시장이다"며 "매니아 층에 관심은 높을 것으로 보지만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대중적인 선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차가 워낙 커 일반 시내 주행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며 "미국과 달리 주차공간이 협소한 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판매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며 "한국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론칭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픽업트럭은 수익률이 높은 모델이다"며 "수익성은 보장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