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의 2022년 연간 매출액이 50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공장 가동에 따른 생산량 증대로 3사 모두 최대 매출 기록을 갱신했다. 납품 수주액도 1000조원 규모다. 하지만 업계 막내의 SK온은 '수익성' 적자를 흑자전환 해야 한다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 SK이노베이션
K배터리 3사 매출 '50조원' 돌파

7일 SK온의 2022년 실적 발표를 마지막으로 K배터리 3사의 성적이 모두 공개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의 작년 합산 매출액은 총 53조 340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업계 막내인 SK온은 2022년 연간 기준 7조 617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적자 규모도 늘어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투자한 공장에서 크게 수익이 나지 않은 점이 적자 원인으로 지목된다.

SK온은 작년 가동을 시작한 신규 공장의 초기 비용과 제품 생산과 관련한 수율 문제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과 헝가리에 위치한 신규 가동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계획보다 더디게 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 악화에 한 몫 했다.

김경훈 SK온 CFO 부사장은 "판매량과 매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있지만 아직 수익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수익성 부진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 본격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은 올해 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먼저 달성하고, 2024년 순차적으로 전체 영업이익 흑자를 낸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왼쪽)과 삼성SDI 천안사업장 전경 / 각 사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왼쪽)과 삼성SDI 천안사업장 전경 / 각 사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실적 잔치를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매출 25조 5986억원, 영업이익 1조 213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매출 20조 1241억원, 영업이익 1조 808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기차와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개선과 프리미엄 제품인 P5(Gen.5) 중심 공급 확대가 호실적을 내는 공신 역할을 했다.

두 회사는 올해 성장 키워드로 각각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과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꼽았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올해 전체 매출은 작년 대비 20~30% 성장이 가능하다"며 "원가 절감과 제품 경쟁력으로 글로벌 복합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SDI 측은 "올해 P5 전지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판매 비중을 높여 전년에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K배터리 성장 '청신호'…수주 금액 1000조원 육박

K배터리 3사의 올해 성장세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수주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덕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22년 3분기 기준 K배터리 3사 계약수주 잔고가 700조원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10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 20조원 어치의 수주를 확보했다"며 "추가 확보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85조원을 넘어설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매출 성장폭보다 더 큰 신규 수주를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온은 2022년 10월 기준 수주 잔고가 220조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수주 잔고를 밝히지 않은 삼성SDI는 현재까지 140조원 안팎의 계약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K배터리 3사가 최근 고객사와 합의를 마친 물량과 합의 중인 물량을 더하면 수주 잔고 규모가 100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파우치형과 원통형 등 다변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다수의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