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7일(이하 미국 현지시각) 검색 엔진 ‘빙(Bing)’에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검색 엔진 시장에서 비중이 미약하던 MS로서는 구글에 맞서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AI 챗봇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 구글도 시장점유율을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 ‘빙(Bing)’ 메인 화면으로 제한적 AI 챗봇 이용이 가능하다. / IT조선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 ‘빙(Bing)’ 메인 화면으로 제한적 AI 챗봇 이용이 가능하다. / IT조선
최근 MS는 챗GPT를 기존 서비스와 접목시키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에 100억 달러(약 12조5000억원)을 투자한 것에 대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18일에는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애저 오픈AI 서비스가 출시됨에 따라 챗GPT, 코덱스(Codex), 달리2(DALL·E 2)와 같은 생성 AI 모델을 애저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오픈AI에서 만든 딥러닝 기반의 대형언어모델(LLM)이며, 챗GPT는 GPT-3.5 모델로 만들어졌다.

지난 3일에는 화상회의 플랫폼 ‘팀즈 프리미엄’에 오픈AI의 대형언어모델(LLM) GPT-3.5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팀즈 프리미엄은 GPT-3.5 기반의 AI를 통해 회의 노트 자동 생성 및 요약 기능, AI 생성 챕터 기능 등을 제공한다.

7일에는 미국 본사에서 AI 기반의 새로운 검색 엔진 '빙'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오픈AI가 개발한 AI 챗봇이 들어간다. 챗GPT와 유사하다. 새로운 빙 엔진에서는 기존의 검색 결과 외에 챗GPT처럼 대화형으로 검색 내용에 답하고 추가 질문 등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챗GPT의 경우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학습했지만 지속적으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지 못하는 등 답변의 정확도나 신뢰성에 대해서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번 AI 기반의 빙은 이를 보완한 ‘또다른 챗GPT’라고 볼 수 있다.

검색 엔진 시장에서서 90% 이상의 점유유를 가지고 있는 구글에게는 위협이 될 만한 부분이다. 구글 또한 지난 해 12월 내부적으로 위기 상황을 뜻하는 ‘코드 레드’를 선언하고 챗GPT에 대항할 수 있는 언어 프로그램 ‘람다(LaMDA)’ 기반의 챗봇 AI ‘어프렌티스 바드(Apprentice Bard)’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로, 지난 6일에는 챗GPT와 경쟁할 수 있는 AI 챗봇 ‘바드(Bard)’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바드의 초기 버전은 경량 모델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활용하고, 거기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대화형 AI 기반 검색 엔진 서비스가 빠른 시일에 본격화 되면 기존의 검색 시장의 구도는 크게 변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구글과 MS 모두 AI 기반의 검색 엔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라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구글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구글이 최근까지 진행한 AI 챗봇 테스트의 핵심은 ‘결과물의 품질’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최근 ‘신뢰성 있는 AI’가 강조되고 있는 것과 맞물린다. 결국 AI 기반 검색 엔진 서비스 결정 요인은 ‘품질’이라는 것이다. 피차이 또한 "바드는 품질·안전성·근거에 있어 높은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MS에게도 강점은 있다. 오픈AI가 지난 해 공개한 챗GPT는 사용자 1억 명을 넘어서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기에 머물러 대화형 AI 시장을 선점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픈AI의 AI 모델 기반의 서비스로 진화시키고 있는 MS 입장에서는 시장 선점의 기회를 우선 얻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AI 기반의 빙 서비스는 데스크톱에서 제한적 미리보기로 제공되며, 몇 주 안에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