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가 민관 협력으로 6G‧오픈랜‧위성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K-네트워크 2023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이 6G 표준특허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2023년까지 글로벌 강소기업 20개를 배출한다. 석박사 인재양성을 위한 계약학과 개설도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0일 오전 열린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K-네트워크 2030 전략’을 발표했다. K-네트워크 2030 전략은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과 2022년 9월 발표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마련한 차세대 네트워크 발전 전략이다.

과기정통부는 민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산업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세계 최고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력 확보 ▲소프트웨어(SW) 기반 네트워크 혁신 ▲네트워크 공급망 강화 등 3대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 과제를 추진한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혁신

과기정통부는 그동안 원천기술 중심으로 추진해왔던 6G 연구개발에 더해 상용화, 소·부·장 및 오픈랜 기술개발을 병행 추진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참여한다. 이를 위해 6253억원 규모의 R&D 예비타당성조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독일의 특허정보 분석업체 아이피리틱스(Iplytics) 자료를 보면, 한국의 5세대(5G) 이동통신 국제표준 특허 점유율은 2022년 기준 25.9%로 중국(26.8%)에 이어 2위다. 과기정통부는 과감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6G 표준특허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2026년 주요국 통신사, 제조사, 표준전문가, 장관급 정부관계자 등을 국내에 초청해 그 동안의 6G 연구성과를 모아 시연하는 ‘사전(Pre)-6G 비전 페스트’를 개최한다.

한국 이동통신 발전 역사와 주요 전략 발표 히스토리 / 과기정통부
한국 이동통신 발전 역사와 주요 전략 발표 히스토리 / 과기정통부
또한, 미래 통신서비스는 지상에서 공중으로 공간적 확장을 하는 만큼 저궤도 위성통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범망 구축과 핵심기술 자립화에 나선다. 2027년 ‘저궤도 통신위성 시험 발사’를 통해 안테나·모뎀 등 핵심 기술을 실증하고, 2030년 이후 국방 분야로 본격 확산한다.
을 추진한다. 양자통신 시장 선점을 위해 양자기기간 연결(양자인터넷)을 위한 시범망 구축, 양자암호통신의 공공분야 확산, 양자내성암호 기술개발‧실증 등도 진행한다.

탄탄하고 안전한 네트워크 기반 강화

과기정통부는 고성능 서비스 수용을 위해, 구내망-백본망-해저케이블 등 네트워크 기반 시설을 고도화한다. 구내망의 경우 인터넷 체감 품질 개선을 위해 6월부터 ‘신축 건물 광케이블 구축 전면화’에 나서고, 속도가 빠른 와이파이 6E 이용을 확대한다. 2024년에는 와이파이 7 규격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기반 시설 고도화 계획을 소개하는 이미지 / 과기정통부
네트워크 기반 시설 고도화 계획을 소개하는 이미지 / 과기정통부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 백본망 전송 속도를 2026년까지 2배, 2030년까지 4배로 높인다. 해저케이블 용량을 지난해 200Tbps에서 2030년 260Tbps로 확 늘린다.

네트워크의 저전력화를 위해 통신용 AI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고, 저전력 설계·고효율 신소자
기술을 개발한다. 네트워크 장비의 전력 소모를 줄이고 탄소중립에 기여한다. 통신 분야 전력 소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동통신 기지국에 ‘AI 반도체 및 AI 기반 전력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한다.

튼튼하고 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 구축

네트워크 장비는 과거 하드웨어(HW) 중심에서 클라우드·SW 기술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이동통신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네트워크 장비 기업과 경쟁·협력하는 새로운 생태계 활성화에 나섰다.

과기정통부는 네트워크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중소 네트워크 장비 업체의 취약한 네트워크 SW역량을 강화하고, 새롭게 태동하고 있는 오픈랜(Open-RAN, 개방형 무선접속망) 장비 산업의 성장 생태계를 본격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의 중·소 네트워크 장비 업체를 집중 육성해 현재 5개에 불과한 글로벌 강소기업(매출액 1000억운 미만, 수출액 500만달러 이상 기업)을 2030년까지 20개로 늘린다.

과기정통부는 2024년 네트워크SW하우스를 구축해 운영한다. / 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2024년 네트워크SW하우스를 구축해 운영한다. / 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2024년부터 네트워크 SW에 대한 시험·검증 및 고도화를 추진하고 SW기반 네트워크 장비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SW 전문지원체계(가칭 네트워크SW하우스)를 구축·운영한다.

또한, 오픈랜 핵심 장비와 부품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기능·성능 시험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정부와 통신3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장비간 상호운용성 실증행사(Plugfest)’를 매년 개최한다. 올해부터 오픈랜 국제표준화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한 민·관 연합체를 운영하고, 국내 기업의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오픈랜 국제인증 체계’(K-OTIC)도 구축할 계획이다.

차세대 네트워크 선도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에도 나선다. 6G·양자 등 차세대 기술 혁신을 뒷받침할 석·박사급 고급 인재와 네트워크 SW 분야 등 시급한 실무인재 양성도 병행 추진한다.

석·박사급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네트워크 분야 ‘대학ICT연구센터(ITRC)’를 현재 10개에서 2026년 15개로 확대하고, 올해 네트워크 특성화 대학원 신설을 추진한다. 실무인재 양성을 위해 우선 네트워크 SW 인력 확보를 위한 특화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기업 채용연계 및 현장실무능력 배양을 위한 네트워크 계약학과를 확대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의 6G 표준화 시기 예측 스케줄을 나타내는 이미지 / 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의 6G 표준화 시기 예측 스케줄을 나타내는 이미지 /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은 20일 오후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삼성전자, LG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에이치에프알(HFR), 오이솔루션 등 6G, 오픈랜, 광통신 기술 개발 기업 관계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산·학·연 전문가와 함께 ‘K-네트워크 2030 전략’의 성공적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이 장관과 주요 기업, 기관 대표들은 ‘차세대 네트워크 모범 국가’ 비전 실현을 위한 민·관·대·중‧소 상생협력 다짐을 담은 ‘상생협력협약서’에 서명했다.

이종호 장관은 "네트워크는 디지털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필수 기반이며, 국가 주요 기간산업이자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다"라며 "민관 협력에 기반한 6G‧오픈랜‧위성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 "클라우드‧SW 중심의 네트워크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속 지원할 것이며, 네트워크 장비 수출과 세계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