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든, 중국 기업이든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환영합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 진출 가능성에 주목한다. 애플의 진출이 폴더블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만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갤럭시Z 시리즈 ‘베끼기’ 논란이 불거진 중국 기업을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2월 27일(현지시각) 'MWC 2023'이 개최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이 갤럭시S23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
2월 27일(현지시각) 'MWC 2023'이 개최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이 갤럭시S23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삼성전자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MWC 2023'이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갤럭시S23 미디어 브리핑에서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한다면 굉장히 환영할 일이다"라며 "우리가 연 시장의 가치를 중국에 이어 애플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애플의 진출로 인해) 향후 삼성 폴더블폰 기술 혁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폴더블폰을 써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2월14일 폴더블폰과 태블릿PC 도면에 '랩어라운드 스크린'을 포함한 기기 특허를 취득했다. 이는 접이식 기기에 활용되는 기술이다. 애플이 소문으로만 떠돌던 폴더블폰 출시를 위한 준비 단계를 밟고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5년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본다. 2024년에 폴더블 아이패드를 먼저 선보인 뒤 시장 반응에 따라 폴더블 형태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 부사장은 퀄컴 출신으로 2016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S시리즈, 폴더블, 태블릿, 웨어러블 등 모든 갤럭시 기기 연구 개발을 총괄했다.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개발, 폴더블폰 상용화 등에 기여한 인물이다. 2023년 정기인사를 통해 MX사업부 개발실장으로 선임됐고, AP솔루션개발팀 수장도 맡았다.

최 부사장은 폴더블폰을 앞다퉈 내놓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 업체의 폴더블폰 출시 역시 ‘웰컴’이다. 더 많은 소비자가 폴더블폰이 제공하는 유니크 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시장도 커지게 된다"며 "삼성전자는 (중국 기업의 모방에 개의치 않고) 올 하반기 갤럭시Z5 시리즈에서도 미진한 부분을 개선해서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논란을 벗어날 수 있었던 갤럭시S23 시리즈의 성능 향상이 단순히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교체만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GOS 논란에서 간과한 것은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한방향으로 내몬 것이다"라며 "S23의 성능 향상은 AP 하나만 좋아져서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 OS단, 게임사·에코시스템 등 다양한 협업 노력으로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칩셋만 사용하기 보다는 단말기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며 "삼성 엑시노스, 퀄컴 스냅드래곤 중 어떤 AP가 소비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줄 수 있는지 따져보고 경쟁력있는 칩셋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부사장은 차기작에서도 소비자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 위주로 디자인 변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변화를 위한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그는 "플래그십 모델은 기기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변화를 위한 변화 보다는 ‘달라진지 몰랐는데 경험해보니 괜찮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23의 초기 성적과 피드백도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최 부사장은 "카메라, 성능, 사용시간 측면에서 미디어나 인플루언서들의 반응이 긍정적이고 초기 사용자들 입소문도 나고 있다"며 "판매실적도 두자릿수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