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5년 이내에 태블릿 시장의 50%를 점유할 것으로 기대한다."

비대면 시대에 꼭 필요한 ‘디지털 필기구’로 등장한 제품이 있다. 디지타이저로 알려진 태블릿(액정 태블릿&펜 태블릿)이다. 흔히 콘텐츠 제작을 위한 태블릿 브랜드로 와콤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백봉철 엑스피펜 코리아 지사장 / IT조선 DB
백봉철 엑스피펜 코리아 지사장 / IT조선 DB
백봉철 엑스피펜(XP-PEN) 코리아 지사장은 "2022년 상반기는 기대이상의 목표를 달성했다"며 "다만 하반기 들어 시장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가운데에서도 타사 대비 호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엑스피펜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19.5%에서 2022년 25%로 증가했다. 소비자 판매가 기준으로 2022년 전체 시장 규모는 500억원 정도다. 다만 하반기 들어 소비 시장이 전반적으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어서 2022년 전체 시장 규모는 다소 줄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타사 대비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한다.

흔히 콘텐츠 제작을 위한 태블릿 브랜드로 와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과거 글로벌 태블릿 시장은 다수의 관련 특허를 보유했던 와콤이 거의 독점했다시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와콤의 핵심 기술 특허들이 만료되면서 브랜드간 태블릿의 품질과 성능이 빠르게 상향 표준화되면서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향후 1~2년내에 와콤이 보유한 수많은 특허가 시장에 나올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태블릿 브랜드가 상향 표준화된 제품력으로 와콤과 대등한 수준의 경쟁을 펼칠 것이다"며 "올해는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할 것으로 목표한다"고 백 지사장은 밝혔다.

대등한 수준의 품질력으로 겨뤄볼 만한 상황이라면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춘 엑스피펜이 점유율 확대를 자신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본사가 주도하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한국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더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엑스피펜은 한국에도 AS 거점을 강화할 예정이다.

백 지사장은 "엑스피펜 글로벌 지사 가운데 한국지사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성적을 냈다"며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 만큼 본사에서도 한국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AS 거점 확대와 지원책 강화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한다.

엑스피펜은 신도림에 위치한 강서점을 AS 통합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이사항이 없는 제품에 대해 AS 발생 시 무상 보증기간 내 제품이면 일대일 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만약 일대일 교환이 안 되는 조건의 제품이라면 대체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엑스피펜의 주력 제품은 2세대 제품으로 10인치, 12인치, 13인치, 16인치, 22인치 등이 구성됐다.

백 지사장은 "글로벌 트렌드는 16인치를 선호하는데 한국시장은 22인치를 찾는 이들이 많다"며 "다양한 제품군 중 22인치 2세대 제품이 50만원 후반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엑스피펜이 22인치대급 시장을 창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고 설명한다. 특히 22인치 제품은 지난 3년간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덧붙였다.

엑스피펜은 전문가 또는 하이아마추어를 타깃으로 4K급 스펙의 27인치를 연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와콤이 주도하는 하이레벨 전문가 시장도 잡겠다는 복안이다.

백봉철 지사장은 "올해 태블릿 시장 규모가 700억원 이상으로 회복될지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35년째 디지타이저 분야에서 일해왔다. IT의 성장 부흥을 다시 누리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