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SADF(Sub-Adjusted Dickey-Fuller) 검정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과 전체 예술품 가격지수에 대한 SADF 검정 결과에 대해서 논의했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거래량과 거래액으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메이저 미술품 경매의 거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전체 1999년에서 2021년 사이 국내 예술품 경매 시장에서 거품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5개 주요 하위 장르인 회화, 서예, 프린트, 공예, 가구에 대한 SADF 검정 결과와 해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림 1. 예술품 가격지수에 대한 SADF 검정출처: 류지예, 김진희, 홍기훈(2022), ‘예술시장 호황인가, 거품인가?’/홍기훈 교수
그림 1. 예술품 가격지수에 대한 SADF 검정출처: 류지예, 김진희, 홍기훈(2022), ‘예술시장 호황인가, 거품인가?’/홍기훈 교수
위의 그래프는 5개의 주요 장르의 SADF 검정 결과를 보여준다. 전체 예술품 가격지수의 검정 결과와 마찬가지로, 실선이 왼쪽 축 0에 걸려있는 점선 위로 지나가지 않는 것을 보면 95%의 통계적 수준에서 투기적 거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전체 예술품 가격지수와 5개의 주요 장르에서 버블이 존재한다는 실증적 근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예술시장의 팽창은 투기적 과열로 인한 결과가 아닐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예술시장의 팽창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현재 한국 예술시장의 팽창은 거시경제 사이클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으며, 또는 MZ세대와 같은 새로운 컬렉터 집단의 유입, 그리고 OVR(Online Viewing Room)이나 미술품 조각투자와 같은 새로운 구매 및 유통 채널의 등장으로 인해 일어난 정상범위 내의 예술시장에 대한 관심 증대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King et al. (1993), Gerard-Varet (1995) 그리고 Chanel et al. (1996)에 따르면 1990년대 세계 예술시장에 투기적 거품이 존재했으며, 몇몇 세부 부문에서는 다른 시기에도 거품이 존재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나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예술시장에는 거품이 있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국내와 세계 예술품 시장의 이러한 결과 차이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러한 차이는 국내 경제 규모 대비 예술시장의 규모가 비정상적으로 작다는 사실에서 그 원인을 추정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대비 국내 예술시장의 상대적 규모가 현저히 작기 때문에 현재 예술시장의 팽창은 정상 규모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22년 하반기에 들어서 국내 예술시장에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러나 필자가 제시한 실증분석에 따르면 꺼질 거품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즉 현재의 예술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조정은 거시경제 사이클에 의한 조정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류지예 팀장은 아트파이낸스그룹 데이터분석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메타버스금융랩 연구위원을 겸하고 있다. 주 연구주제는 미술시장, 예술품 거래데이터분석이며 메타버스, NFT등 예술산업 관련 신기술 또한 연구하고 있다.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금융 교육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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